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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레브 Jun 13. 2022

남의 일에 사사건건 초치는 인간들 대응법

기적과 '운수 좋은 날' 트라우마


한국인 특 ‘운수 좋은 날' 트라우마

학창 시절 교과서에 실린 ‘운수 좋은 날'이라는 단편 소설이 있다. 당시 읽으면서 태어나 처음 인생의 ‘쓴맛'을 간접 경험하게 해 준 소설이며 그 후 어른이 될수록 귀 따갑게 듣게 되는 인생의 쓴맛, 매운맛 이야기들과 맛 물려 나에게 강한 인상을 주고 있는 소설이다. (영원히 읽지 않은 뇌로 돌아가고 싶을 만큼)


소설의 내용처럼 좋은 일이 생겼을 때 꼭 주변에서 좋다고 까불다 망친다 류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좋은 일 생겼다고 그렇게 자만하다 큰 코 다쳐'
‘주변에 자랑하고 다니면 나중에 더 망신살 뻗치는 거야'
‘좋은 일 생겼다고 안심하지 마, 꼭 뒤에 안 좋은 일이 그만큼 생기는 거야'  


처음 충고하는 의미야 좋은 것이었겠지만 가족을 제외하고는 전부 경고성의 협박 같은 이야기였기 때문에 나에게는 거의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라는 저주처럼 느껴졌다.


좋은 일이 생기면 손사래 치며 정색하다가 안 좋은 일이 생기면 ‘거봐. 이럴 줄 알았어.’ 하면서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시니컬한 한국 으른들을 볼 때면 속으로 ‘운수 좋은 날’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유재석 님을 좋아한다. 특히 앞에 놓인 어려움을 대할 때의 태도는 쉬운 듯 어렵게 별생각 없이 살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 명 더 생겼다.  

유 퀴즈에 출연한 신순규 님.

시각장애인이지만 월가의 임원진(vice president)으로 일하고 계시다. 보는 내내 놀랍다는 생각만 들었다. 방송에서는 심플하게 ‘인복이 많은 것 같아요'라고 했지만 거의 기적에 가까운 스토리였다.



미국에서 백인 남자가 월스트리트 들어가는 것도,

미국 시민권자 인 아시안 남자가 월스트리트에 들어가는 것도,

유학생 출신 한국 남자가 월스트리트에 들어가는 것도 정말 어려운데

그걸 시각장애인, 한국인 유학생이 하고 있다.


시각장애인 아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고민하고 피아노를 가르쳤던 부모님과 점자 교과서가 없어도 아들의 학업도 절대 포기하지 않은 어머니. 그리고 발표회에서 우연히 연이 닿은 미국 특수학교 원장, 미국 제2의 부모님, 학교 선생님들, 모두 기적 같은 은인들이다.  


무엇보다 어릴 때부터 옆에서

 넌 눈이 안보이니까 그건 못 하지

라는 말이나 양육태도를 안 보여 주셨던 것 같다. 설사 오은영 선생님이라도 어릴 때부터 부모가 ‘넌 안돼', '넌 못해'라고 계속 세뇌하는 말을 듣는다면 어려운 도전을 하기도 전에 먼저 포기하는 사람이 되지 않았을까?  


당연히 모든 일이 순탄하지 않았다. (이건 장애가 없다고 해도 마찬가지 아닌가? 모두 각자의 사정과 약점, 장벽 등이 있으니까) 신순규 님은 매일 앞에 당면한 어려움을 한 번에 하나씩 넘어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럼 그렇지… 내 주제(팔자)에 무슨..’ 이러면서 문제들을 피하거나 돌아간 것이 아니었다. 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어떻게' 할 수 있지? 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물론 안 된다고 옆에서 파투 놓고 소금 치고 말을 참 못생기게 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가까운 사람들이  ‘너도 할 수 있어'라는 전제하에 ‘어떻게’ 할 수 있을까?를 같이 고민했었기 때문에 소금 치는 인간들이 많아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내가 할 수 있다고 나를 믿어 주는 단 한 사람만 있으면 되는 것 같다.
주변에 아무도 없다면, 내가 나 자신을 믿으면 된다.  


내가 유 퀴즈를 보는 내내 느낀 점은 바로 이것이었다.



월가에 취업 성공을 했어도 처음에는 선뜻 같이 일하겠다는 선임(Senior)이 없어서

“회사 입사는 OK, 그런데 나랑 일하는 건 좀…”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신승규 님은 ‘어차피 1명 하고 일하는 데 딱 1명만 해보겠다고 하면 되는 거 아닌가?’ 하고 생각해 포기하지 않았다고 한다.


마침 나에게 ‘기적'같은 타이밍이었다.

유 퀴즈를 보고 많은 생각에 잠겼다.  내 인생에 ‘기적'같은 일이 일어난 때에 마침 ‘운수 좋은 날' 같은 일이 벌어질 뻔했기 때문이다. 한 이틀 미친 듯이 엉엉 울다가 침대에 누워 우연히 보게 된 이 영상이 너무 고마웠다. 다시 일어나 ‘운수 좋은 날' 트라우마를 일으키는 것들에게 ‘꺼져’라고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너무 안타까워서 그래. 그렇게 아등바등하는 게. 어차피 안 될 건데…”
“더 살아봐, 세상이 그렇게 호락호락 니 맘대로 될 거 같니?”
“고생을 안 해봐서 세상살이를 아주 우습게 아는구나?”


그냥 별생각 없이 하는 말일 수도, 진정 생각해서 하는 말일 수도 있다. 어쩌면 저 사람들에게는 인생이란 '운수 좋은 날'처럼 그렇게 돌아가는 것만 정상처럼 보일 수 있다.  


분명 가진 게 없으면, 천재가 아니면, 무언가를 하기 어려운 세상은 맞다.

하지만 '왜 안돼?'라며 일단 해보는 것과 '안돼'라며 포기하는 것의 결과는 너무 다르다.

'어차피 난 안 돼.' 라면서 하지 않으면 결과는 100% 안 되는 것이니까.



그러니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나도 주변에서 ‘넌 안 될 거야'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신경 쓰지 말자.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나도 자존감 빵빵할 땐 ‘저 인간은 말을 꼭 저딴식으로 해, 짜증 나'하고 넘어가고 잊었지만 자존감이 약할 땐 상처받고 흔들리고 ‘나는 그걸 할만한 능력이 없는 거처럼 보이니까 그런 거 아닐까?’하고 ‘나 자신’에게 화살을 돌려 파고들었었다.


‘야, 네가 무슨 공부야.’라는 사람이 있다면 ‘학원 끊어줄 거 아니면 신경 꺼.’라고 하자.
‘야, 집도 없으면서 무슨 꿈을 찾아.’라고 한다면 ‘청약 넣어줄 거 아니면 꺼져.’라고 하자.


(학원도 끊어 주고 청약도 넣어 준 사람이 저런 말을 한다면?

말은 밉게 해도 물리적으로 서포트는 해주고 있으니 일단 '감사합니다'라고 하고 얼른 자립할 길을 찾자.)



그리고 이런 기운 빼는 소리에 신경 쓸 에너지를 끄.러.모.아.
‘어떻게 하면 할 수 있을지'에 온 힘을 쏟으면 된다.


왜냐하면 나에게도 기적은 일어나니까.

(초치는 말만 하는 사람은 평생 기적은 없다고 믿을 테니 기적을 경험할 일이 없을 것이다. 평생 ‘넌 안돼'라는 말만 듣고 산 사람은 ‘할 수 있어'라는 말을 들으면 팔짝 뛰는 것이 당연할 테니까.)  



Miracle is coming your way, Are you ready for it?


기적이 오고 있는데, 당신은 준비되어 있나요?

왜냐하면 기적은 믿는 자에게만 일어나니까요. 그러니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할 수 없는 것은 ‘기적'에 맡긴 채 안 될 거라고 지레 생각하지 말고 포기하지 마세요.

믿고 도전하고 준비하세요.

그리고 당신의 인생 앞에 기적이 펼쳐지는 것을 기대하세요.  


Thre’re only two ways to live your life: You can live as if nothing is a miracle; you can live as if everything is a miracle.   

- Albert Einstein  




해당 유퀴즈 동영상: https://youtu.be/Xu7Z9nssZps

Cover image: Photo by Osarugue Igbinoba on Unsplash


[눈 감으면 보이는 것들] 울던 것을 멈추고 침대에서 박차고 일어났다. 그리고 약 30분을 씩씩하게 걸어가 책을 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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