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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레브 Jan 30. 2023

이혼제안이다, 브런치야

이제는 소개해줄래?

이혼하자.”


맞은편에 앉아 오늘도 핸드폰 화면에 집중하고 있는 신랑을 보며 말했다.


...

고개를 들고 날 바라보게 하는 데엔 성공했지만 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냐는 눈빛이다.


이혼하자니까. “

재촉하니 입을 뗀다.

. “


‘이혼했지만 같이 삽니다’ 어때?
제목 딱이지?
그다음에 ‘미국에서 싱글맘으로 산다는 건’, ‘전남편과 재혼합니다 ‘를 내는 거지.

“그 정도는 되어야 브런치메인에 소개될 거 같아.”


“하하하, 그건 그러네.”

브런치에 같이 실망 중인 신랑이 눈을 빛내며 말했다.



한 달 전 나눈 대화입니다. 그런데 여전히 메인에 소개되는 글들의 키워드는 변화가 없어 보입니다.


꽤 오랫동안 브런치는 전문직들의 영문 플랫폼인 미디엄과 블로그를 적절히 섞은 플랫폼으로 느껴졌습니다.


소소한 일상의 재미부터 전문직들의 경력이 녹아난 업무팁 공유까지 다양한 사람들의 공간 같았거든요.


‘글 잘 쓴다~!’하는 감탄사가 나오는 글들이 참 많았어요. 잔잔하게도 우당탕탕하게도 일상에서 스치는 조그마한 것들을 어찌도 그렇게 잘들 잡아 재밌게 쓰는지, 다들 여태 얼마나 근질근질했을까, 어디들 숨어있었나 싶었어요.



브런치 너, 다양성이 있었잖아

그때도 홍보를 위해 기업에서 올리는 글들도 있었고 등단작가, 기자 등 글 쓰는 게 업인 사람들도 많아서 왠지 연예인들과 경쟁하는 신입유튜버의 기분이 들기도 했었습니다.


그래도 ‘일반인’들의 "다양한 주제"의 글들도 꾸준히 메인에 소개되어 재밌을 때가 있었는데.



이혼

메인 글들이 몇달째 꼭 이혼인 게 불만은 아니에요. 사람 사는 얘긴걸요. 다만 적어도 3달 넘게 한 키워드를 밀어붙이니 브런치의 목표가 이혼에세이 전문 플랫폼인 건가 싶어서 그렇습니다.


어라, 신선하네요. 이혼글 전문 플랫폼은 세계 최초 아닐까요. 블루오션인데 제가 몰라봤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신랑에게 오늘 다시 이혼제안을 해봐야겠어요. 그럼 우리 브런치북도 소개되겠죠?


평범한 이혼으로는 묻힐 테니, 이혼했지만 현실적인 문제로 같이 살다가, 미국에서 싱글맘으로 미국남자와 사귀다 삼자대면하고, 결국 전남편과 재혼 정도는 해줘야 소개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때요? 솔직히 브런치에서 빵 터질 거 같지 않나요?




비슷하게 느낀 분들이 꽤 있는것 같습니다.

https://brunch.co.kr/@twinkle0621/255


Photo by Alvin Mahmudov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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