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의 유학을 기를 쓰고 말리는 사람들의 심리
흙수저인 것도 서럽습니다.
오늘은 그런 흙수저들에게 염려를 말해보려고 합니다.
흙수저는 이미 남들의 몇백 배 이상을 노력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노력을 방해하는 요소들이 참 많습니다.
주로 미국 박사유학에 관한 내용이지만, 도전하는 모든 분들에게 해당된다고 생각합니다.
흙수저의 유학, 제목만으로도 중압감이 듭니다.
모든 것이 돈과 직결되거든요. 꿈도 돈이 들고, 취향도 돈이 들고, 학교를 고르는 것도 돈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그러나 힘들다는 것이지 방법이 없다는 게 아니에요
학교 정할 때는 무조건 학과와 연구 과제를 보시기 바랍니다. 펀딩과 직결된 문제라 저처럼 흙수저 들은 정말 스트레스 많이 받는 문제거든요. 막말로 Havard에 붙어도 펀딩이 없으면 못 갑니다.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라 일 년에 학비랑 생활비면 1억인데… 못 가요.
저도 흙수저다 보니 한국인이 아는 대학과 모르는 대학 중 고르라면 무조건 펀딩이 넉넉한 곳을 고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펀딩이 넉넉해야 졸업할때까지 버틸 수 있으니까요. 펀딩이 끊겨서 부모님께 손 벌린 썰? 전 무조건 한국행이라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물론 미국대학들도 순위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순위를 학교전체가 아니라 내 분야별 학교 순위를 꼭 보셔야 해요. 이 모르는 대학이라는 것도 한국 사람기준이지 잘 알아보시면 각 학과별로 날고 기는 대학 많고 세계에서 알아주는 좋은 대학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학교 정할 때 학과를 밀어주는지, 재정이 충분한지, 교수가 연구과제를 잘 따오는 분인지, 밑에 학생이 얼마나 되는지, 또 그 지역 물가는 어떤지까지 잘 보셔야 해요.
저희 학교는 물가가 높지 않은 지역에 있고, 스티펜드를 많이 주는 편이에요. 그래서 학교 월급만으로 생활비 스트레스 없이 살 수 있습니다. 반대로 캘리포니아 지역 등 물가 높은 곳인데 빠듯하게 월급을 준다면 살기 힘들겠죠. (이럴 경우 한국에서 돈을 좀 모아 오시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예전에 펀딩 중간에 끊기면 어쩌나 하는 고민을 했던 한 친구는 아빠에게 울면서 전화를 했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야! 거 얼마면 되는데? 그깟 학비 아빠가 주면 되잖아!라고 해서 부모님의 진한 사랑을 느꼈다고 합니다. 저는 그런 사랑(돈)을 가진 아빠가 없어서 펀딩 끊기는 건 그냥 끝이에요.
뭐,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엄마 아빠가 이 나이에 생활비 줄여야겠니? 남들은 다 자식덕에 호강하던데, 우린 품위유지비 때문에 쓰면서 살아야겠으니 우리 노후는 네가 책임져"라는 부모님도 있었습니다.
돈이 사랑이라거나, 부모는 노후 포기해 가며 자식 뒷바라지를 해야 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능력 되면 하는 거고 아니면 할 수 없는 거죠. 죄지은 것도 아니잖아요.
다만 저는 제 자식에게 돈을 떠나서 자식이 힘들어할때 ‘울지 마, 괜찮아. 엄마가 도와줄게'라는 말을 할 수 있도록 살겠다는 생각을 하면 의지가 불타오릅니다. 그래서 오늘도 한 푼 두 푼 아껴 피 터지게 공부합니다.
이렇게 유학 나와서 온갖 배경의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정신이 혼미해질 때도 있습니다. 여기 오면 우리나라에 이렇게 금수저들이 많았나? 싶고 경제 불황이니 뭐니 이런 건 나만 맞았나 보다 다른 나라 이야기인가 보다 하게 됩니다. 그래서 정신은 딴딴히 하고 오면 좋아요. 정말 다행인 건 일단 오고 나면 자기 연구하기 바빠서 다른 건 신경 쓸 겨를이 없습니다.
안 그래도 힘든 흙수저의 유학준비와 유학생활을 더 옭아매는 것들이 있죠.
유학을 가겠다고 하면 갑자기 내 주변 모두가 유학전문가가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날고 기는 애들도 가서 될까 말 깐 데
미국애들이랑 그것도 영어로 상대가 되겠냐
괜히 갔다가 돈 날려 시간 날려, 어휴
야, 요즘은 한국이 최고야 외국 나가면 고생이야
이 사람들은 대체 내가 자기들에게 유학비를 달라는 것도 아니고 내 공부 내가 하는데 왜 저렇게 열정적으로 말리나? 하는 생각이 들죠.
그들도 아는지 바로 이 점을 파고 들면서 ‘내가 나 좋으라고 이런 말 하겠어? 막말로 너 말려서 내가 얻을게 뭐가 있어, 진짜 널 걱정해서 하는 말이야’라고 합니다. 듣다 보면 어느새 함정에 빠지죠.
그럼 반대로 저를 포함해 많은 분들이 얻는 것도 없는데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을 보라고, 할 수 있다고 하는 건 왜 그럴까요? 솔직히 할 수 있는 자극적인 컨텐츠가 더 쉽고, 사실은 ‘절대 안 된다. 폭망, 유학와서 개고생' 류의 콘텐츠가 더 인기 많습니다.
처음엔 안타깝고 답답해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요, 요즘은 한국에서 뭔가를 열심히 해보려는 사람옆에서 ‘아니, 근데 그게 되겠어?’라고 하는 사람들이 해도 해도 너무 많더라고요. 물론 해라 마라 남이 정해줄 수 없고, 남이 하라는 대로 해서도 안되며 어차피 결과의 책임은 오롯이 스스로에게 있습니다. 하지만 남이 열심히 하는걸 말릴 때는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크랩 인 어 버킷: 다른 사람의 성공이나 성장을 방해하거나 막으려는 경향이 있는 사람들
(챗gpt에게 물어봤는데 같은 이야기를 하네요.)
남이 학교에 지원하는 것조차 막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시기심이 강한" 또는 "질투심이 강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행동입니다. 이러한 사람들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뒤처지거나, 부족한 점이 있다고 생각할 때, 자신의 부족함을 극복할 수 없고,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못한 상태에 있다고 느끼게 됩니다.
이러한 감정은 종종 부정적인 감정으로 바뀌어, 자신이 가진 부족한 점을 극복하는 대신, 다른 사람들이 성공하거나, 자신보다 뛰어난 것을 볼 때,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며 그들을 방해하려고 시도합니다.
따라서, 주변 사람들의 도전에 대한 조언을 받을 때에는 그들의 의견을 존중하되, 자신의 능력과 상황을 고려하여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그들의 조언이 자신의 성장과 발전을 방해하는 것이라면, 이를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합니다.
이런 사람들 중 일부는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며 운을 떼기도 합니다.
사실 나도 예전에 유학 가고 싶었는데 어찌어찌해서 못 갔는데…
저런 일을 겪은 분들은 많아요. 그렇다고 다 남들이 가는 걸 막을까요? 아닙니다. 그런 분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며 가장 맞는 선택을 한 것이기 때문에 엄연히 실피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난 못 갔지만 너 해봐라'라며 응원을 해주는 분들도 많아요. 마음이 뒤틀리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죠.
반대의 부류, 우리를 힘들게 하는 부류는 이렇게 말합니다.
아니, 나도 한때 유학병 들어서(여러분의 도전을 대하는 태도) 설쳤지.
아니 근데, 안 가길 백번 잘한 거 같아… 어쩌고저쩌고
야, 내 주변에 잘났다고 이민 가더니 결국 역이민 하더라,
걔가 그러는데 외국은 사람 살 곳이 아니래
그런데 공교롭게 주변 지인이 죄다 도전에 폭망 한 사람들뿐이에요. 왜냐하면 그런 사람만 기억하고, 그런 사람만 옆에 두니까요.
도전이란 것은 언제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패할 수도 있죠. 그러나 실패에서도 배울 점이 있으며, 다음 도전에서 발판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 중 내가 실패할 것 같은 것은 아예 하지 않는다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도전 후 당연한 결과 중 하나인 실패를 성숙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예요. 그리고 이분법으로 성공/실패로만 도전의 결과를 나누는 거죠.
이런 태도는 도전의 많은 결과가 ‘실패'로 규정되니 당연히 점점 도전을 부정적으로 보게 되는 거예요. 인생이란 어차피 크고 작은 도전의 연속인데, 이런 분들은 실패에서 멈춘 상태에요. 그리고 정작 노력은 하지 않으면서 남이 노력해서 성공할까봐 불안해하고, (실패의 무서움을 감수하며 하는 도전의 힘듬은 인정하지 않으면서) 남의 성공을 질투만 하며 저래봤자 힘들걸 안될걸 하죠.
경쟁사회의 경우 위와 같은 태도를 가진 시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치열한 경쟁이 힘들다 보니 역량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대신 이런 생존방식을 취하는 거죠.) 이런 사람일수록 남들이 뭐하는지 자신과 남들을 끊임없이 비교하는데 노력을 안 하니 점점 더 뒤처지고 그러니 더 기를 쓰고 남들이 도전해서 자기보다 나아지는 걸 방해하는 전략을 취합니다.
그래서 주변을 자기 아래로 끌어내리려고만 합니다. 불행히도 많은 경우 여기에 성공합니다.
그러니, 제발 나 자신의 한계와 끝을 남들이 정하게 두지 마세요.
일단 결심했다면 주변말에 흔들리지 마세요. 귀를 닫으란게 아니고 내가 원하는 것은 나만 알아요.
내가 할 수 있을까 없을까는 내가 알아요.
내가 과연 가서 할 수 있을까? 이건 본인도 해봐야 알기 때분에 어디든 합격한 다음에 고민하시면 되구요.
그러니 지금 준비할 시간도 빠듯한데 저런 쓸데없는 일에 낭비할 시간이 아깝지 않나요? 저는 애정이 하나도 없는 저런 말들은 저의 두뇌 용량이 아깝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영어가 부족하면 영어공부를 해야 하고, 초기 정착비용(항공비 포함)이 없다면 돈을 모아야 하니까.(저도 이부분에 오래 걸림)
여러분, 정말 미국에서 연구가 하고 싶다면, 그 학교, 교수, 학생들에게 문의 메일을 보내보세요.
그럼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