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과 미니멀리즘
미니멀리즘
그 얼마나 우아하면서 힐링이 떠오르는 단어인가!
'미니멀리즘'이라는 말에 울리는 아이보리 필터가 깔린 고요하고 보드라우며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평화.
나는 당분간 못 가진다. 한 10년 정도?
단언컨대 나는 '모태 미니멀리스트'이다.
초 미니멀리즘 외할머니, 엄마 모두 한 번에 청소가 슥슥 되는 청소 최적화용 미니멀리즘 인테리어를 선호했다.
한국에 정착하면서부터는 경제적인 이유였다.
예를 들어 21평 중 10평 정도를 가구나 물건들이 차지하고 있다면 1-2억을 잡동사니를 고이 모시기 위해 쓰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아이가 태어나고 워킹맘이 되면서 망했다.
물건만이 아니다.
나의 24시간은 소리, 시간, 활동에너지 등 존재하는 모든 에너지들로 꽉 꽉 채워져 있다.
아마도 이번 생은 글렀다.
검색해보니 온통 뽀얀 인테리어에 모든 가구, 소품의 톤 앤 매너가 통일되게끔 교체해야 하며 책상과 바닥에는 오로지 선택된 아이템만 한정 배치해야 한다.
나의 경우 이렇게 하려면 온 가족을 쥐 잡듯이 잡던가 혼자 살아야 한다.
그래서 모태 미니멀리스트이지만 맥시멀리즘을 넘어 혼돈인 삶이기에 그 단어만 봐도 저절로 튀어나오는 말은
미니멀리즘 같은 소리 하고 있네
그래서 오늘부터 내 삶의 모토는 '에라, 모르겠다.’
맥시멀리즘을 선호하거나, 어쩔 수 없이 맥시멀리즘으로 살고 있거나, 나처럼 혼돈으로 살고 있어도
다들 괜찮다.
모두 오늘도 파이팅.
Cover Image: Sarah Dorweiler,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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