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
2025.12.04
첫눈을 마중 나갔다.
마치 버선발로 뛰어나가듯 깡충깡충
여기저기 온갖 모든 것들 위에 꽃을 피우며
소복소복 내려앉는다.
차들도 신이 나는지 엉덩이를 실룩실룩
한 치 앞도 나아가지 못한다.
사람들의 신발사이로 뽀드득
자동차 바퀴아래로 부르르륵
왕방울만 한 눈송이가 천둥소리를 내며
우수수수 내려앉는다
겹겹이 내리고 쌓여 높아지며
눈은 바닷속 동굴 같은 소리를 낸다.
먹먹하게 깊어간다.
집으로 돌아가야 할 사람들이
여전히 도로 위에서 엉덩이를 실룩실룩
바퀴아래로 부르르륵 빙그르르
체인도 없고 광폭도 아니고 그저
실룩실룩 빙그르르르
제설차 보다 먼저 달릴 수 있어야 할 텐데
마중은 나갔는데 배웅은 못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