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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봄 Jan 28. 2024

7. 네 마음이나 잘 살펴!

위기의 50을 위한 '자기 자비'

@pixbay

쉬는 날 몸은 뒹굴며 쉬면서도 마음이 번잡했다. 그래서일까 잠깐 괜찮던 두통은 계속해서 올라온다. 이것이 감기 끝에 남은 두통인지 신경성인지 가늠해 보다 후자이겠구나 싶었다. 막내 동생이 큰 수술을 받느라 조카를 열흘 가까이 데리고 있다가 내려 보냈는데, 동시에 친정 엄마도 아프다. 부정맥이 점점 심해지시나 보다. 어찌하면 좋을지 모르겠는지 남동생은 그나마 누나라고 의논 전화를 해온다. 조카들이 내려가고 일상 좀 회복하나 싶었는데, 게다가 감기와 무릎통증으로 요즘 의기소침해져 있다가 무릎통증이 경감되면서 운동도 하고 뭔가 활기를 다시 찾아야겠다 마음먹었는데. 심란한 일이 겹치면서 내 일상이 점점 멀어지는 기분이다. 친정아버지도 내가 정기 검진을 모시고 다니는데, 엄마도 우리 집에서 모셔야 할 판이다. 웬만하면 남동생이 있는 대구로 다니시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는데 주변 친척들이 가만히 있지 않는 모양이다. 당장 서울로 가서 쇼를 해서라도 119타고 응급실 통해 무조건 큰 병원에 모시고 가라고 성화다. K-장녀를 운운하기 전에 자식이 서울에 살고 있으니. 아무튼 친척들 성화에 나는 졸지에 무심한 자식이 된 것 같아 짜증이 더했나 보다. 어쩌면 부모님을 번갈아 모시고 대학병원 다닐 일이 이제부터 시작인지도 모르겠다.

 

안 그래도 딱히 할 일도 없고 하고 싶어도 일이 맘대로 안 되는 요즘, 내 존재감과 가치가 저평가되는 것 같아서 자꾸 풀이 죽는다. 그러다 외부의 일이 내 일상 안으로 들어오니 괜한 피해의식(?)이랄까? 내가 내 일을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것 같은 기분? 괜한 원망이 올타쿠나 하고 대상을 찾았나 보다.


두통과 짜증이 종일 내 기분을 좌우하면서 자꾸 생각이 꼬리를 문다. 그렇게 혼자 마음속 번뇌에 시달리다가 정신을 차려보기로 한다. 당장 엄마보다 내가 내 마음을 살펴 중심 잡는 게 먼저니까.


번잡한 생각 그만! STOP!

지금 필요한 건 '자기 자비'다.


1. 자책하지 말 것. 이 상황에 대해서 '나는 왜 이모양인가, 나는 왜 되는 게 없지?'라며 자책하지 말 것.


2. 기대치와 기준을 낮출 것. 아직은 특별히 큰일이 벌어진 게 아니다. 그저 이왕이면 큰 병원에서 검사 한번 받아보자는 것일 뿐. 그나마 동생네 보다 형편이 좀 더 나은 우리 집에서 할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 아닌가. 남편이 장인, 장모 일에 협조적이고 이해심 많은 데다 불편해도 내색하지 않는 사람이니 얼마나 다행인가. 내가 바쁘지 않아서 또 얼마나 다행인가.


3. 자기편이 되어줄 것. 힘들고 짜증 날수록 내 마음을 헤아려주고 이해해 주고 무엇이 필요한지, 어떻게 하면 내가 좀 덜 힘들지 계속해서 물어보고 관심 가져 주자. '할 수 있어. 혼자가 아니야. 내가 너를 도울게. 자! 우리 이제 무엇부터 하면 될까? 어떻게 하면 덜 힘들게 해 낼 수 있을까?' 나 혼자가 아님을. 나를 가장 잘 아는 내 편이 있음을 쉼 없이 확인하자.     


4. 비교하지 말 것. 따지고 보면 엄마 일이 있기 전부터 나는 이미 마음이 불편한 상태였다. 나도 모르게 마음이 이미 남들과 비교하고 있었다. 몇몇의 소식을 접하고 또 몇몇을 떠올리며 괜히 나 자신에게 짜증이 나 있었다. 그리고 1번처럼 어느새 자책을 하고 있었다. 이래서 비교하지 말아야 한다. 절대적으로 경계해야 할 것이 어느새 내가 타인과 타인의 상황과 비교하는 것이다.      


스스로 위태로움을 자초하는 나이가 50인가? 아래로는 자식 위로는 부모. 마음 좀 편안해지는가 싶더니 몸이 말을 듣지 않고, 몸이 좀 수월해지나 싶으니 부모의 손발이 되어야 할 시기다. 이럴 때 부모 자식보다 더 응급으로 살펴야 할 것이 바로 내 마음이다. 나에 대한 자기 돌봄.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바로 자기 자비다. 자기 자비!  

 

#마음챙김 #자기자비 #중년의위기 #자기돌봄 #명상 #돌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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