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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 Ellie Mar 08. 2021

번아웃을 피하려면

필라테스 강사로 살아가기 03. 프리랜서로 중심 잡고 살기


프리랜서의 삶은 고되다. '회사 밖을 벗어나는 순간 지옥'이라던 전 직장 동료의 말도 일리가 있다. 코로나 시기를 보내면서 수입은 불안정하고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되어 버렸다. 그렇지만, 두 아이의 엄마인 내겐 근무 시간을 자유롭게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이 일이라면 의미, 자유, 몰입이라는 3가지 요소를 충족하며 평생 지속할 수 있을 거란 믿음으로 '온 맘을 다하는 삶'을 살아내는 프리랜서의 고달픔을 즐겁게 승화하고 번아웃을 피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나의 영혼을 채운다


영혼을 채운다니 개인의 성향마다 다르기에 나 아닌 타인에게도 이 방법이 반드시 맞는다고 할 수는 없다. 관심 없는 분야엔 지대로 '귀차니스트'인 나는 관심 분야에 대해서는 집요하게 파고드는 성향의 소유자이다. 번아웃되는 이유 중 하나는 과중한 일의 양이 될 수도 있겠지만 내 경우엔 누군가에게 더 이상 내어줄 것이 없어 소진된 느낌이 들 때가 그렇다. 그래서, 그런 상황에 놓이기 전에 내 영혼을 충만하게 하기 위한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노력한다. 배움의 목적이 필라테스 교육과 관련된 내용, 그 자체여도 너무 좋고 다른 분야에 눈을 돌렸을 때에도 좀 더 새로운 시각에서 내가 하고 있는 일을 바라볼 수 있게 되어 좋다. 스스로가 채워져야 활력도 생기고 고객에게도 열정과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다.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의 저자 엘런 가넷은 배움의 포션을 20%를 항상 유지하라고 조언한다.

내가 인터뷰한 창의적 아티스트들이 20% 원칙을 꾸준히 지키는 이유는 그것이 '아하' 순간이라는 건물을 올리는 데 필요한 벽돌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앨런 가넷,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


일요일 늦은 밤 업계 동료들과 필라테스 구루들의 영상을 참고로 티칭에 대한 방법론에 대한 대화를 온라인으로 나누었다. 우리는 Balanced Body의 Master이자 Eric Franklin Method Level 3 Educator이신 Tom mccook의 티칭 팁에 관한 영상을 보면서 오랜 시간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Tommccook은 Balancedbody의 데모 영상으로 줄곧 봐 왔던 존경하는 선생님 중 한 분이다. 그는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을 느끼게 해 주는 진정한 능력자이다. 강의에 나의 목소리를 진정성 있게 담아내려면 끊임없이 배워야 하고 겸손해져야 함을 구루들의 영상을 보며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나의 능력치를 알고 시험대에 올리지 않는다


나는 두 아이의 엄마이다. 근무하는 센터 특성상 현재 일대일 레슨만 진행 중이다. 많을 땐 주중 오전 하루 5개의 수업을 연달아하고 오후에는 아이들과 늘 함께 한다. 자유로운 시간 활용은 프리랜서 삶이 주는 가장 큰 혜택이다. 필라테스를 너무나도 사랑하지만 더 많은 수업을 할 수 없는 이유는 아이들에겐 내 손이 가장 많이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만큼 배움에 갈증을 느끼는 사람이라 적정한 배분 또한 필요하다. 만약, 배움으로 나를 채우지 않고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시간을 수업에만 할애한다면 에너지 레벨은 금세 고갈되어 버릴 테다. 오랜 직장 생활의 경험치는 이럴 때엔 참 도움이 된다.


완벽한 휴식을 실천한다


주말 스케줄은 온전히 비워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 중에 미처 처리하지 못한 일들을 하나씩 해 나가다 보면 시간이 금세 지나간다. 아예 아무것도 안 하고 푹 쉬고 싶어 빼놓은 스케줄인데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 이럴 땐 아무 생각 없이 좋아하는 미드도 몰아 봐줘야 하는데 말이다. 최근엔 '홈랜드' 시즌 8 이 올라왔는데 바빠 아직까지 못 보고 있어 심장이 나댄다. 내겐 책 읽는 시간도 일종의 힐링 타임이라 2개의 독서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주변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에 대한 구분이 비교적 명확한 편이라  할 수 없는 일들에 대한 부탁을 제법 잘한다. 내 능력 밖의 일들은 할 수 있는 누군가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고 시스템을 만들어 해결해하려는 편이다. 직장 생활 중에는 가사를 도와주시는 분의 도움을 받았지만 프리랜서로 직종을 전환한 뒤에는 집안일은 전부 내가 도맡아 하고 남편도 함께 한다. 이렇게 되기까지 퇴사 이전 삶의 모든 부분을 심플하게 정리하는 기간을 보냈다.


미니멀 라이프를 지향하며 집 안의 많은 물품들을 정리하고 소비 패턴을 바꾸어 나간 뒤로 가사 일에 대한 부담이 많이 줄었다. 식사 준비는 맛과 영양, 식재료의 건강함을 신경 쓰며 최대한 복잡하지 않게 준비한다. 때론 반조리 키트도 적극 활용한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남편이지만 귀가 후 분리수거도 척척 도맡아 하고 주말에는 내가 가장 싫어하는 구역의 청소도 담당해 준다. 퇴근 후엔 (가끔 내가 잊는) 아이들 가방의 물병을 빼서 깨끗이 세척해두는 디테일의 끝판왕 배우자를 둔 덕에 관심 없는 영역에 구멍이 안 나도록 시스템이 그럭저럭 잘 돌아가고 있기에 그런 남편에게도 진심으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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