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학을 다닌다고 영어가 유창해지지 않는다..

by Ellie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었다.

수업 시간에는 여전히 영어보다 ‘이해’에 더 많은 에너지를 쓴다. 문장을 따라가며 의미를 붙잡는 데 집중하다 보면, 말할 타이밍은 자연스럽게 뒤로 밀린다. 토론은 빠르게 흘러가고, 머릿속에서 문장이 정리될 즈음엔 이미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 있다. 그런 날이 반복되다 보면, 영어 실력이 느는 느낌보다는 하루를 무사히 버텼다는 감각이 더 크게 남는다.


미국애서 일하기 위해서는 영어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환자의 말을 이해하고, 동료와 상황을 공유하고, 기록을 남기는 모든 과정에서 영어는 피할 수 없는 도구이기에 유창함보다 더 중요한 건, 자연스럽게 쓰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요즘의 영어는 공부라기보다는 연습에 가깝다. 시험을 위한 문장이 아니라, 실제로 내가 써야 할 말들을 반복한다. 완벽한 표현을 만들기보다는, 어색해도 끝까지 말해보는 쪽을 택한다. 매일 길게 하지 않아도 괜찮지만, 하루를 건너뛰지는 않으려고 한다.


영어는 늘리는 대상이라기보다, 익숙해져야 하는 언어라는 걸 조금씩 체감하고 있다.


여전히 말은 느리고, 머뭇거리는 순간도 많다. 하지만 예전처럼 영어 앞에서 작아지지는 않는다. 모르는 상태로도 자리에 앉아 있고, 부족한 채로도 말을 꺼낸다. 그게 지금의 나에게 가장 필요한 연습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대학을 다닌다고 영어가 유창해지지 않는다. 하지만 영어를 매일 쓰는 사람은 된다. 그리고 그 반복이, 언젠가 현장에서 나를 지탱해 줄 거라고,

지금의 영어는 아직 부족하다. 그래도 나는 오늘도 연습한다미국에서 설어남기 위해, 필요한 만큼, 현실적인 방식으로.


그 반복이, 언젠가 내가 현장에서 일할 수 있게 해 줄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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