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명의 결집으로 시작하여 7만 명의 죽음으로 끝난 스파르타쿠스의 반란. 로마 공화정 말기에 노예 검투사들이 자신들의 생명권을 오락거리로 소모하는 주인의 목을 향해 칼을 겨누며 시작된 반항이었다. 영혼에 사슬이 채워진 채, 살기 위해 다른 노예 검투사를 향해 겨누던 칼 끝을 경기장 밖으로 돌린 것이다. 그들은 카푸아에서 70명의 노예가 결집되어 로마군 정예 부대들을 차례차례 격파하며 로마까지 진군하는 데 성공했다. 주인들의 피로 얼룩진 기치 아래 펄럭이던 선언은 단 한 가지였다. 노예들을 해방시키고 주인들이 누리는 시민다운 권리를 줄 것. 그러나 그들의 반란은 결국 실패로 돌아가고 만다. 그 이유는 아직까지 분분하나, 한 가지 확실한 점은 그들이 평등이 아닌 '주인 됨'을 원했기 때문이라는 견해도 있다.
카뮈가 쓴 <역사적 반항>에는 다음과 같은 에피소드가 짤막하게 등장한다.
(...) 불확실한 것이긴 하지만 구전되는 어떤 설에 의하면 노예 군이 심지어 수백 명의 로마 시민들 간의 검투 시합을 개최했으며, 관중석에 앉아 있는 노예들은 그것을 보면서 미친 듯이 즐거워하고 흥분했다고 한다.
혁명을 꿈꾸지 않는 반항은 결국 실패로 돌아갈 수밖에 없음을 암시하는 구절이다. 반항은 지배 계층의 주체만 바꾸는 '물갈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혁명은, 궤도를 뒤집어엎는다. 패러다임을 부수고 잿더미가 된 폐허 위에 새로운 주춧돌을 쌓아간다.
반항이 실패하는 이유는 또 다른 반항 계층을 재생산하기 때문이요, 구조의 부조리를 개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주도권 싸움으로 전락해버린다면 서로의 목줄을 쥐기 위해 끊임없이 피를 배고, 살을 떼어내는 참혹한 검투 시합이 출전 선수만 바뀐 채 계속될 뿐이라는 것이다.
당신이 반항아가 아닌 혁명군이 되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