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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lie Oct 25. 2021

돈 안되는 개발을 컨펌했다

프로젝트 중 그는 내게 오징어 게임 짤방 생성기를 건냈다

난 사업 기획자고

내 짝꿍은 서버 개발자다.


둘 다 IT회사에서 녹을 먹고 있고

판교의 자유롭고 너디한 영혼답게

회사 뒤에서 사이드 프로젝트로 사고를 칠 다양한 궁리를 하고 있다.


우리의 목표는
첫째는 돈이요,
두번째는 남 뜻대로 개발할 수밖에 없는 회사에서 깎이는 내 열정과 소울에 대한 구원
세번째는 회사 밖을 나와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다.



'우연의 일지'라는 기록앱 개발을 시작한 지 얼마 안됐을 때다.

"엘리야, 나 개발하고 싶은게 생겼어"

어느 날 그는 출근길에 노션 링크를 하나 보냈다.


[Don't Starve - 꿈나무(아동급식) 카드 사용처 조회]

취약 계층 아이들에게 제공되는 아동 급식 카드가 이용이 불편하여 제대로 사용을 못하는 아이들이 있으니

공공데이터포털에서 "전국아동복지급식정보표준데이터" 데이터를 활용해서

지도에 매핑하고 서칭을 쉽게 하는 웹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내가 뭐라고 할 거 같아?"

"쓸 데 없는 거 신경 쓰지 말고 하던 거나 제대로 하자고 할 것 같아"

"잘 알고 있네 ^^"


대신 이 개발을 금방 마무리 짓겠다는 확답을 받고 나서

<돈 스타브(가칭)>를 컨펌했다.

그래 혹시 알아? 우리가 잘 돼서

ESR 경영이라도 해야할 지 누가 아냐고

나는 악덕 기업 사장이 되긴 싫다구


그와 있으면 사업 전략을 짜는 나는 돈에 미친 X 이 된 것 같았다.

사실이지만.


[오징어 게임 달고나 짤방 생성기]

돈 스타브 개발이 마무리 되던 시점

'이제 정말 우리 돈 버는거 해야지' 하며 매일 같이 주입 시키고 있을 때였다.


그는 글로벌로 클 사람이었다.

이번에는 오징어 게임이었다.

또?


오징어 게임이 핫했던 시월 초면 좋았겠지만

지금은 좀 시기가 지난 것 같지만 그래

잘만하면 트래픽을 활용해서 뭔가 할 수 있을 지도 몰라.


"광고는 안달려구"

"도메인도 샀어!"

https://dalgona.games/

당신의 얼굴을 오징어로 만들어보세요


시작도 전에 마이너스로 시작하는 통 큰 그를 위해

난 하는 수 없이 짤막한 조언이나하고 

디자인이나 좀 도와주고 그 뿐이었다.


이미 벌어진 비용과 시간에 대한 최선의 수습은 컨텐츠화였다.

네 트래픽도 올리고

내 유튜브 조횟수도 늘리고

근데 이건 오징어 게임이니까 약발 떨어지기 전에 얼른 해야지.


하던 영상을 멈추고 얼른 영상을 만들어 올렸다.

https://www.youtube.com/watch?v=18kmXmBwWAg

나름 나는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던 오징어 게임 짤방 생성기 설명 영상 (그리고 망했지)

20분 촬영하고 3시간 정도 편집했으니

평소보다 후딱 만든 셈이었다.

들인 시간에 비해서는 퀄리티가 나쁘지 않아서

아 드디어 내가 편집에 속도가 붙었구나 자화 자찬을 했으나


업로드 1일차, 결과는 그닥이었다.
기어가는구나


브런치 글도 늘 그렇긴 하지만

내 의도와 조횟수는 꼭 비례하지 않을 때가 있다.

생각보다 공을 많이 들인 컨텐츠가 속절없이 무관심일 때가 있는가하면

툭 던져서 금방 대충 만들었는데 뜬금없이 터질 때도 있다.


속절없이 그를 보낼 수는 없어 썸네일을 몇번 바꿔봤는데

내 채널은 유튜브 알고리즘에서 차튜브로 찍힌 상태라

뭘 올려도 왠만해선 어림도 없었다.


고작 하루도 지나지 않았지만 

괜히 속상한 마음에 쓰는 마지막 시도가 브런치다.

오늘 재택해도 되는데 출근 했다가 확진자 나와서 퇴근한 것도 억울한데 말이지.


최후의 변론이라면,

새 채널을 파서 노출 AB테스트를 해볼까 하는 것?



p.s.

한번만 가서 봐주세요 여러분

(홍보 앞에 낯짝이랄 건 없어야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18kmXmBwWAg

https://dalgona.ga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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