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중 그는 내게 오징어 게임 짤방 생성기를 건냈다
난 사업 기획자고
내 짝꿍은 서버 개발자다.
둘 다 IT회사에서 녹을 먹고 있고
판교의 자유롭고 너디한 영혼답게
회사 뒤에서 사이드 프로젝트로 사고를 칠 다양한 궁리를 하고 있다.
우리의 목표는
첫째는 돈이요,
두번째는 남 뜻대로 개발할 수밖에 없는 회사에서 깎이는 내 열정과 소울에 대한 구원
세번째는 회사 밖을 나와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다.
'우연의 일지'라는 기록앱 개발을 시작한 지 얼마 안됐을 때다.
"엘리야, 나 개발하고 싶은게 생겼어"
어느 날 그는 출근길에 노션 링크를 하나 보냈다.
취약 계층 아이들에게 제공되는 아동 급식 카드가 이용이 불편하여 제대로 사용을 못하는 아이들이 있으니
공공데이터포털에서 "전국아동복지급식정보표준데이터" 데이터를 활용해서
지도에 매핑하고 서칭을 쉽게 하는 웹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내가 뭐라고 할 거 같아?"
"쓸 데 없는 거 신경 쓰지 말고 하던 거나 제대로 하자고 할 것 같아"
"잘 알고 있네 ^^"
대신 이 개발을 금방 마무리 짓겠다는 확답을 받고 나서
<돈 스타브(가칭)>를 컨펌했다.
그래 혹시 알아? 우리가 잘 돼서
ESR 경영이라도 해야할 지 누가 아냐고
나는 악덕 기업 사장이 되긴 싫다구
그와 있으면 사업 전략을 짜는 나는 돈에 미친 X 이 된 것 같았다.
사실이지만.
돈 스타브 개발이 마무리 되던 시점
'이제 정말 우리 돈 버는거 해야지' 하며 매일 같이 주입 시키고 있을 때였다.
그는 글로벌로 클 사람이었다.
이번에는 오징어 게임이었다.
또?
오징어 게임이 핫했던 시월 초면 좋았겠지만
지금은 좀 시기가 지난 것 같지만 그래
잘만하면 트래픽을 활용해서 뭔가 할 수 있을 지도 몰라.
"광고는 안달려구"
"도메인도 샀어!"
시작도 전에 마이너스로 시작하는 통 큰 그를 위해
난 하는 수 없이 짤막한 조언이나하고
디자인이나 좀 도와주고 그 뿐이었다.
이미 벌어진 비용과 시간에 대한 최선의 수습은 컨텐츠화였다.
네 트래픽도 올리고
내 유튜브 조횟수도 늘리고
근데 이건 오징어 게임이니까 약발 떨어지기 전에 얼른 해야지.
하던 영상을 멈추고 얼른 영상을 만들어 올렸다.
https://www.youtube.com/watch?v=18kmXmBwWAg
20분 촬영하고 3시간 정도 편집했으니
평소보다 후딱 만든 셈이었다.
들인 시간에 비해서는 퀄리티가 나쁘지 않아서
아 드디어 내가 편집에 속도가 붙었구나 자화 자찬을 했으나
업로드 1일차, 결과는 그닥이었다.
브런치 글도 늘 그렇긴 하지만
내 의도와 조횟수는 꼭 비례하지 않을 때가 있다.
생각보다 공을 많이 들인 컨텐츠가 속절없이 무관심일 때가 있는가하면
툭 던져서 금방 대충 만들었는데 뜬금없이 터질 때도 있다.
속절없이 그를 보낼 수는 없어 썸네일을 몇번 바꿔봤는데
내 채널은 유튜브 알고리즘에서 차튜브로 찍힌 상태라
뭘 올려도 왠만해선 어림도 없었다.
고작 하루도 지나지 않았지만
괜히 속상한 마음에 쓰는 마지막 시도가 브런치다.
오늘 재택해도 되는데 출근 했다가 확진자 나와서 퇴근한 것도 억울한데 말이지.
최후의 변론이라면,
새 채널을 파서 노출 AB테스트를 해볼까 하는 것?
p.s.
한번만 가서 봐주세요 여러분
(홍보 앞에 낯짝이랄 건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