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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lie Feb 02. 2020

회사원이 유튜버를 시작하기 전에 짚고 넘어갈 질문 4개

질문이라 쓰고 경고에 더 가깝다

판교 방언 중에 이런게 있다더라.

둘 사이에 서먹함이 있다면 해야 한다는 그 말
"유튜브 해야 하는데"


유튜브를 끼고 사는 요즘 사람들이

어떤 컨텐츠를 할 지, 장비는 어디부터 세팅할 지, 할 수는 있을 지 좀 고민하다가

결국 시작하지 못한다는 판교 괴담을

새해를 맞이하여 과감히? 돌파하길 바라며...


지극히 회사에 묶여있고, 종종 야근도 하고

그런 평범한 회사원 입장에서 현실적인 유튜브 이야기를 하겠다.



유튜브를 하고 싶다는 마음 정도가 있는 정도라면

반드시 짚고 넘어갔으면 하는 질문이 있다.


내가 유튜브를 한다고 생각하고 채널을 파기까기 약 1달 가까이의 기간을 고민한 것으로써, 아주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질문이라 하겠다.

그리고 내가 스스로 나의 채널의 방향성을 잡고 정리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겠다.


1. 왜 하고 싶은데?
2. 어떤 이야기 하고 싶어?
3. 누가 시청자였으면 좋겠어?
4. 어떻게 지속할 수 있을까?




1. 왜 하고 싶은데?


질문하기는 가장 쉽지만, 답하기는 가장 어려운 인생 질문이 '왜'라는 거 안다.


자기소개서 쓸 때도 가장 어려운 항목이 입사하고 싶은 이유고, 가끔은 왜 사는 지도 잘 모르겠고, 이 인간하고 왜 친한지 왜 사랑하는지 갸우뚱 할 때가 있거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굳이 왜 유튜브를 하고 싶은지 생각해야 이후의 방향성을 설정할 수 있다. 물론 수정할 수 있고, 해보면서 수정해 나가는거 맞다. 그런데 회사원의 시간과 체력은 한정적인데 반해 영상 하나를 기획하고 만드는 데는 특히 처음이라면 생각보다 더 많은 공수가 들어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


취미로 하고 싶은 건지
유명세를 얻고 싶은 건지
퍼소널 브랜딩의 일환인지
시대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선지
부수입을 노려보고 싶은 건지
기록과 정리의 수단인 건지
...
등등


나의 경우를 말하자면,
궁극적으로는, 내 이야기를 공유하는 채널 내지 커뮤니티를 마련하고 싶어
단기적으로는, 회사에서 풀지 못하는 개인의 창작의 욕구를 해소하고, 실전 기획력을 높이기 위해 유튜브를 하기로 결심했다.


나와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었고

나같은 사람도 이렇게 살아갈 수 있다는 전시를 하고 싶었고,
그래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많은 사람이 아니더라도,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위안이 되고 동기가 되고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거기서 만약 운이 좋다면, 나와 비슷한 평범한 누군가가 자기만의 방식을 찾고 각자가 찾은 방법을 공유 하고 위안을 얻는 커뮤니티가 형성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유투브를 운영하고 만드는 창작의 과정이,

스스로 복잡한 생각을 정리하고, 새로운 행동을 찾고, 움직이게 만드는 가시적인 동인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회사에서 어쩔 수 없이 많은 부분 접고 가야 하는 개인성에 대한 표출과 성취를 얻기 위함이기도 했다.

커리어적으로 설명하자면, 회사에서 여러 이해관계에 얽혀 자유로울 수 없는 기획에 대한 민첩한 현장감을 경험하고 성장 시키기 위해서기도 하다.


때문에, 나의 경우에는 유튜브를 운영하는 데 부수입이나 유명세와는 방향성이 다르고, 운이 좋다면 그렇게 된다면 감사하다 정도다.




2. 어떤 이야기 하고 싶어?


사람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사업 아이템"에 대한 고민이다.

개인적으로는 사업에 대해 이야기 할 때도 신박한 아이템을 찾는 것보다,

"남들이 다 하는 카페 하나를 하더라도, 어떻게 다르게 운영할 것인지" - 차별화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을 쏟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유튜브 채널 주제에 대해서도 비슷한 관점을 갖고 있다.

애써 블루오션을 찾는 데 많은 시간을 허비하지 마라.
다만, 당신이 가장 사랑하고 지속할 수 있는 주제에 당신만의 색깔을 담으면 된다.
 
"게임? 너무 레드오션이야. 사람들이 뭐하러 니껄 보겠냐. 김재원꺼 보겠지."
"요리? 백종원 유튜버 한다는거 알지?"
이미 몇십만 백만 넘는 메가 유튜버들을 보며, 혹은 생태계의 포화를 생각하면
어떻게든 그들과 경쟁을 피해야 할 것 같다. 게임이 안된다.


당신이 당신만의 색깔을 낼 수 있는 주제라면, 카테고리 자체에 대해 너무 겁먹지 마라.


하지만, 내가 정말 어떤 이야기를 지속적으로 만들 수 있을 지 찾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대부분의 회사원의 경우, 대한민국 땅에서 획일적인 국영수 교육을 받고 성적에 맞춰 학교에 들어가고,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 지, 원하는 지, 잘 하는 지 스무살이 넘어서야 본격적인 고민을 시작하지만,

취업할 때까지도, 취업하고 나서도 계속 나의 취향과 꿈에 대해 떠돌다 머뭄을 반복한다.


때문에, 내가 어릴 때부터 XX 덕후였다던가, 특별한 재능이 있다던가, 빛나는 외모가 있다던가, 전문적 직업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어느 정도의 전문성을 갖춰야 하는 유튜브 채널의 특성 상, 특정 주제를 상정하기란 어렵다.(내가 그랬다)


그럴 때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브이로그 형태의 채널이기는 하나, 사실 브이로그에도 컨셉을 입혀야 지속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영상미가 좋던가, 사람에 대한 매력이 크던가, 스토리텔링에 대한 일관성이 있거나.

나의 경우는, 내 삶이 회사 - 집 반복이라 브이로그는 애초에 선택지에 없었다.


다 어렵다면 어쩌라는 것이냐. 난 하고 싶은거 할란다.

라고 생각한다면 성공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대중이 보고 싶은 것"을 처음부터 찾는다면, 그 산은 너무 높다.
유튜버가 본업이 아니라면,
"내가 이 채널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은가"가
발을 떼는 데는 중요하다는 것이다.


나의 경우, 유튜브를 하는 이유에도 적었지만
나와 비슷한 - 특별하지 않은 제너럴리스트/밀레니얼세대/회사원 - 사람들에게 공감이 되고 힘이 될 만한 메시지 - "부유하는 너는 혼자가 아니야"를 공유하고 싶었다.
그리고 이 메시지를 전달하는 도구로서, 내가 좋아하는 음악 + 글을 활용해보기로 했다.



3. 누가 시청자였으면 좋겠어?


유튜브도 TV프로그램/마케팅과 큰 맥락이 같다.

내가 한 프로그램/방송국의 PD가 되어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타겟 시청자층에 맞춰 컨텐츠를 만드는 것이다.


유튜브는 현존하는 매체 중 가장 개인화된 매체다.

타겟 시청자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중요하다.

한 마디로, 어떤 타입의 시청자의 피드에 내 동영상이 뜨면 호기심을 갖고 클릭을 해줄 까에 대해서 생각하고 채널 및 영상을 기획해야 한다는 소리다.


특정 타겟층을 특별히 고려하지 않고 전통적인 매스 미디어처럼 좀 더 매스하게(광범위하게) 갈 수도 있겠지만(요즘에는 매스 미디어도 매스하지 않다) 그렇게 되면, 걸음마 수준의 우리 동영상의 노출은 상대적인 경쟁에 더 밀려 상당히 미미해 질 것이고, 노출이 되었다고 해도 클릭률이 저조할 가능성이 높다.


거기에, 유튜브 채널 또한 유튜버와 시청자(구독자)들 끼리 비슷한 가치관이나 관심사를 토대로 하나의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하나의 Social Network/SNS 성격을 띄고 있기 때문에 타겟 시청자에 대해 상정하는 것은 구체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


나의 경우, 애초에 유튜브를 하는 목적 자체가 궁극적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데 있었기 때문에 더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이다. 나와 비슷한 시청자가 자연스럽게 끌려들어올 것이라고 생각했고, 혹 그렇지 않다면 그렇지 않은 대로 지평을 넓힐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4. 어떻게 지속할 수 있을까?


유튜브 채널 운영 전략 측면에서도 중요하고,

특히 회사원이라면 더더더더더더욱 중요한 부분이 바로 "채널의 지속 가능성"이다.


유튜브 채널 운영 전략 측면에서 중요하다는 것은

채널의 구독자가 생기고, 노출도가 높아지려면 동영상을 꾸준하게 축적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컨텐츠 하나하나의 질을 높이는 것보다, 조금 떨어지더라도 자주 올릴 수 있는 퀄리티로 타협해서

꾸준히 업로드 해주는 것이 구독자를 높이는 데 유리하다.

복잡한 알고리즘 생각할 필요 없이 당신의 구독 경험을 생각해보자.

알 수 없는 유튜브 알고리즘에 끌려서 어떤 동영상을 봤다고 하자.

영상이 좀 맘에 들면 다른 영상 뭐있나 채널을 들어가 보겠지? 그런데 거기에 영상이 두어개 있다. 구독할 수 있겠는가? 굳이? (물론 어디까지나 예외는 있다.)


이렇게 지속적으로 동영상을 올려주는게 중요하다는 데...

문제는 내가 회사원이라면 시간과 체력이 매우 한정적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지치지 않고 계속 올려줄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은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업로드의 지속 가능성은 크게 두 파트로 나눠진다.
1. 주제의 확장성/양: 내가 최소 10개 이상은 만들 수 있는 주제인가?
2. 창작 투여 시간: 영상을 만드는 데 리소스가 과도하게 투여되는 건 아닌가?


즉, 채널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내가 지치지 않고 계속 만들 수 있을 만한 좋아하는/관심있는 주제로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의 영상 퀄리티의 수준을 정해야 한다.


만약, 영상 하나를 만드는데 너무 많은 사전 조사가 필요한 정보 전달 주제라던가,
편집 방식이라면 회사 일과 병행하기에는 로드가 과하다. 시간적인 한계나, 체력적인 한계로 멈추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열정은 높이 사지만, 개인적으로 추천하지 않는다.


나의 경우,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가장 깊었고, 채널의 컨셉을 정하는 데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 변수였다.
그냥 회사원에 대한 썰로 풀기에는 언젠가 반드시 소재거리가 떨어질 것이 분명해보였고
경영/마케팅/데이터 관련된 정보 채널로 만들기에는 사전 준비가 과도하게 필요할 것 같았다.

때문에, 내가 계속 할 수 있고, 좋아하고, 상대적으로 편집 공수가 덜들어가는 "노래 커버"를 중심으로 내 이야기를 풀어가는 채널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사실, 유튜브 채널 운영 전략상 세부 주제별로 별도의 채널을 운영하는 것이 노출 상 유리하다고 하는데, 하나의 채널을 운영하기도 벅찬데 현실적으로 분리 운영은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최대한 융합할 수 있는 형태를 고민했다. "노래 커버" + "회사원 썰"의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것 쯤은 나도 알고 있지만 나로썬 최선이었다.




이런 고민을 거쳐서 내 유튜브 채널 <퇴근뒤방코노> 가 탄생했다. (혼종)

1. 퇴근 뒤에 코노 가서 스트레스 푸는 감성
2. 퇴근: 회사일
3. 뒷방: 뒷방 젊은이의 생각
4. 코노: 커버곡 / 훗날 작곡예정


아직 영상도 테스트 성격으로 두 개 올린게 전부고 장비도 마련이 안되고, 무엇보다 부끄러워서 한정된 지인에게만 채널을 오픈하고 있다.

그에 비하면 브런치는 참 관대한 것 같다 ^_^


브런치 / 유튜브 채널은 듀얼로 운영할 생각으로 개설했다.

먼저 생각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브런치로 쓰고 유튜브는 아직 다루는 데 리소스가 많이 드는 관계로 아마도 좀 더디게 운영이 될 것 같다.


무튼간에 가장 중요한 건 뭐다?
하는거다.
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장비는 그 다음이다.


해 보면서 느끼는 점은 차차 시리즈로 연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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