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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린 Nov 15. 2020

"스컹크의 시간" 속 불임의 형상

Robert Lowell의 시 "Skunk Hour"


  고백파 문학은 실존주의 철학에 기반을 둔다. “소외와 상실에서 벗어나 회복하고자 하는” 시도가 존재하며, 트라우마 또는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마주하고자 하는 모습을 담는다. 『스컹크의 시간』은 로웰의 실존주의적 사고를 담아낸 작품이다. 작품이 발표된 1950년대는 전쟁 이후 거대 조직의 등장, 매카시즘으로 대표되는 억압적 정치가 얽히며 언론가와 지식인 계층의 대대적 탄압이 이루어지던 시기다.

  로웰은 부조리함으로 채워진 사회를 마주하며 자신의 실존적 갈등을 토해내며 인간이 아닌 스컹크의 생명력에서 해답을 찾고자 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은 불임성과 정신적 빈곤을 드러낸다. 이것은 상류층으로 대변되는 “노틸러스 섬의 은둔자”(1)로부터 비롯된다. 은둔자는 유산상속을 통해 전통에서 비롯된 물질적 부를 담습하나, “그의 아들은 주교”(4)이며, 본인 또한 노망에 빠져 육체와 정신 모두 재생산이 불가한, 불임의 상태에 놓여져 있다. 은둔자는 이를 해결하려는 시도를 보이지 않는다. 도리어 자본을 이용해 외부적 요소를 멸종하게끔 방치한다. 은둔자의 행동은 상류층의 전통적 미덕으로 여겨지는 노블리스 오블리주와 반대된다. 독점된 부와 그릇된 욕망은 상류층의 문제를 넘어서 사회로 이어진다.

  이들이 가진 불임성과 정신적 빈곤은 아래 계층으로 향하며 사회를 병들게 한다. 중산층은 몰락하고 이들이 중심이 되던 소비문화는 정체기를 겪는다. 그 아래에 놓인 영세업자 또한 불경기에 놓인다. 동성애자(fairy)를 가져와 수요공급을 해결하지 못하며 전통적 문화인 결혼도, 정체성(동성애)도 따르지도 못하는 상황을 보여준다. 로웰은 이를 통해 경제와 정신적 요소 모두 불안정함과 부조리로 채워져있음을 그려낸다.

  “내 자신이 지옥이고/ 누구도 이곳에 없다--”를 통해 내적탐구를 거치고 부조리를 마주하였음에도 사회의 타락 앞에서 옳고 그름조차 내뱉지 못한 채 죄책감에 시달리는 실존적 갈등의 상황을 자아비판적으로 표현한다. 인물들은 전통적으로 긍정적인 것으로 여겨지던 요소들에 반하거나 일그러진 행위를 보이지만 반항이나 저항의식이 아닌, 정신적 빈곤에 순응하는 모습이다.

  시의 시작과 끝을 장식하는 은둔자와 스컹크는 여성과 암컷, 주교의 어머니와 어미라는 동일한 정체성을 가진다. 그럼에도 이들의 태도는 대비된다. 은둔자는 스스로의 정신적 빈곤을 해결하지 못하고 외부적 요소 또한 빈곤으로 이끌었지만, 스컹크는 그 은둔자의 영향력에 놓인 교회를 지나쳐 생존본능을 추구하고 자식을 먹여살리기 위해 저항한다. 로웰은 생존에 기반을 둔 저항의식을 보며, 실존적 갈등을 해결하기위해 스컹크가 보여준 원초적 생존욕구 그자체에서 해답을 찾고자 한다.



참고문헌

신애숙. "로버트 로월의 『스컹크의 시간』에 나타난 실존적 갈등과 극복." 영어영문학연구, 51.4 (2009): 246


피드백

다섯 번째 문단 "스스로의 정신적 빈곤을 해결하지 못하고 외부적 요소 또한 빈곤으로 이끌었지만" 정확한 의미 상술하기

지나치게 무난한 해석.

특정 대목의 구체적 어휘, 표현에 좀 더 집중하여 주제를 표현하는데 왜 중요한지 논의하기.


2020.05.11


#Skunkh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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