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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운더'로 살펴보는 외식 프랜차이즈 비즈니스 3

골든아치와 맥도날드

by 오민우

원래 이번에는 퀄리티컨트롤에 대한 이야기를 하겠다고 했는데, 극의 전개 상 맥도날드의 상징인 골든아치와 브랜드 명칭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후 퀄리티컨트롤에 대한 부분으로 넘어가고자 한다.



초기 맥도날드의 스피디 시스템에 반해버린 레이 크록은 맥도날드 형제에게 프랜차이즈 사업을 제안했다. 그렇지만 동생 딕 맥도날드로부터 돌아온 대답은 "이미 해봤어요"

2-01.JPG "나도 다 해봤어 짜샤~"


이미 맥도날드 형제는 서부 지역에 총 다섯 개(레이 크록의 자서전에 의하면 총 열 개)의 프랜차이즈를 운영하고 있었고, 운영관리의 어려움으로 더 이상의 출점은 고려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었다. 프랜차이즈를 하네 마네 논쟁을 이어가던 와중 맥도날드 형제의 사무실에 걸려 있는 컨셉 스토어 이미지가 인쇄된 액자를 발견한 레이 크록은 그 컨셉이 적용된 유일한 매장인 피닉스로 향하고, 그곳에서 맥도날드 비즈니스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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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JPG 실물 매장 영접 후 말잇못...


세일즈맨으로서 미국 내 전국 곳곳을 늘 운전하며 다녔던 레이 크록은, 어떤 도시라도 법원과 교회를 갖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법원 꼭대기에 걸려있는 미국 국기와, 교회에 걸려있는 십자가는 작은 소도시에서도 늘 찾아볼 수 있다. 국기와 십자가 아래에는 늘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레이 크록은 골든아치가 국기 그리고 십자가와 유사한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는 가족이자 공동체, 미국인들이 함께 모여 식사하는 공간으로써의 의미였다. 맥도날드는 미국인의 새로운 교회로써 몸과 마음의 영혼을 배부르게 해주는 공간, 그리고 심지어는 일요일이 아니어도 일주일 내내 모두에게 열려있는 그런 공간으로서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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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JPG 십자가, 국기... 그리고 골든아치. 사람들이 모이는 바로 그곳


그저 운전할 때 눈에 잘 띄라고 만들어 놓았던 맥도날드 형제의 골든아치 컨셉은, 이렇게 레이 크록에 의해 새롭게 해석되어 미국뿐만 아니라 오늘날 전 세계 120여 개국, 약 3.7만 개의 레스토랑에 걸려 가장 미국적이며 동시에 가장 대표적인 외식장소로 인식되며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된 것이다.


2-16.JPG 골든아치는 말이죠..
2-17.JPG '이건 그냥 눈의 띄는 정도가 아닌데???!!'


브랜드의 상징이자 로고인 골든아치와 함께, 영화의 막바지에서는 브랜드의 최초 창시자이자 (물론 파운더는 레이 크록이 되어버렸지만) 스피디 시스템을 고안해 낸 맥도날드 형제의 이름을 딴 브랜드명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맥도날드 형제에게 모든 권리를 사들이던 그 날, 딕 맥도날드가 레이 크록에게 물었다. 처음 매장을 방문했던 날 모든 시스템과 브랜드에 대해서 직접 보여주고 설명해줬을 때, 왜 그냥 베껴서 비슷한 가게를 만들어 열지 않았냐고. 그 질문에 대한 레이 크록의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당시 매장에서 사용하고 있던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와 사용한다고 해도 절대로 베낄 수 없었던 맥도날드를 특별하게 만드는 그것, 바로 맥도날드라는 이름때문 이었다는 것이다.


레이 크록이 맥도날드 형제의 매장을 방문했을 때, 그 어떤 이름보다도 더 미국적이고 친근한 느낌의 맥도날드라는 명칭이 적혀 있는 간판을 보았고, 단순히 훌륭한 오퍼레이션을 따라 하는 것 만으로는 모방해낼 수 없다는 것을 알아챘던 것이다. 결국 나중에 레이 크록은 맥도날드 형제의 이름을 딴 그 브랜드 명칭마저 완벽하게 자기의 것으로 만들어 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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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 크록이 상상했던 맥도날드의 모습, 미국인들이 언제고 모여 함께 식사를 하는 공간, 가족이자 공동체로서의 의미, 이런 것들은 단순히 잘 갖춰진 오퍼레이션 시스템으로만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실제 운영은 시스템에 의해 돌아가겠지만, 브랜드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 의미를 잘 담아낼 수 있는 명칭과 상징(로고)을 갖고 있다면 고객과 공감할 수 있는 가치를 더 쉽고 빠르게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앞선 포스팅에서 언급했던 스피디 시스템으로부터 유래한 훌륭하고 정교한 오퍼레이션 시스템에 더하여, 사람들을 모이게 만드는 구심점이자 상징인 골든아치, 그리고 가장 미국적이고 친근한 명칭이었던 맥도날드라는 이름이 함께 모여, 맥도날드는 독립된 브랜드로서 프랜차이즈 비즈니스를 하기 위한 기본적인 조건들을 갖추게 된 것이다.


그래서 레이 크록은 다시 한번 맥도날드 형제에게 이렇게 이야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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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포스팅에서는 이렇게 시스템을 갖춘 준비된 브랜드라 하더라도 다수의 매장을 운영할 때 있어서 가장 큰 이슈가 될 수 있는 퀄리티컨트롤(Quality Control;QC)에 대하여, 영화 속 이야기와 실제 맥도날드의 사례를 통해서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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