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들이 어릴때 다 저런대

by 김혜원


는 이상하고 귀여운, 귀여운데 이상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어린이를 알고 있다.



아들이 나를 빤히 보면서 코피가 날 때까지 코를 판다거나 방구석에 머리를 처박고 돌리고 있거나 의자 손잡이를 잘근잘근 씹거나 문맥 없이 팔을 마구 돌리거나 혀를 있는 대로 말아서 이상한 소리를 지르거나, 혀를 손으로 잡고 코에 대려고 애쓰는 것을 볼 때 상당히 복잡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내가 어릴 때 저랬나? 생각하면 절대 (저정도는)아니었다. 나도 한 때 어린이였는데, 저런 어린이를 본 적이 있었던가..... 곰곰 생각해보게 되는 것이다. 역시 없었던 것 같은데. 내가 못보고 살았던 거겠지. 내가 너무 곱게 살았나봐.


조심스럽게 "왜 그러는거야?"라고 물었더니, '뭐가?'라는 말간 표정으로 나를 본다. 내가 보기엔 요상한 행동들이지만 본인은 고칠 이유를 모르고 고칠 생각도 없는 게 분명하다. 그래서 괜히 시비 붙을 것 없다 싶어 말을 줄였다. 아니 가방은 왜 또... 옷은 왜... 아니다, 쟤가 저러는 건 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호기심이 많아서 저런다...고 생각해 보았다.



왜저러는 걸까?하고 올린 사진에 친구가 "천재 스타일이네"라고 했다. "천재들이 어릴 때 다 저랬대"라고도.... 그래서 오랜만에 크게 웃었다. 그래 천재라서 저러는지도 몰라. 애미야, 감히 잔소리를 삼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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