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 부린 여섯 살의 등원 길

by 김혜원


"엄마 왜 아무도 안 나가??"

막내딸은 침대에서 미적거렸다. 아빠는 재택근무고 오빠는 학원 쉬는 날데 자기만 옷 갈아입고 준비하는 게 영 이상했던 모양이다.



"나도 안 갈래!!"

"왜~ 유치원 재미있잖아~친구들도 있고!"

"유치원 힘들어! 가면 수학하고 과학 하고.. 공부한단 말이야" 나도 모르게 풉 웃고 말았다. 수학이라니.. 과학이라니.. 내가 아는 너는 전 자연인인데.

아들이 조용히 다가와서 "너 뭐 배웠는데?"라고 물어본다. 은 눈을 데굴데굴 굴리다가 '비밀!!'이라고 했다.

큰아들은 항상 동생의 공부에 관심이 많았다. 가르치고 설명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동생이 말을 알아듣게만 크면 가르치고 싶은 게 한둘이 아니었던 거다. 얼마간은 숫자를, 또 한동안은 한글을 매일 가르치기도 했다. 직접 교재도 만들어 가면서... 잠깐이지만 그 모습은 보기에 참 좋았다. 아들이 울상이 되어 "엄마!! 얘 자꾸 까먹어!!!" 뛰어나와 이르기 전까지는... 원래 교육이란 건 힘든 길이지.


혼자만 출근이지만 기분 좋게 잘 다녀오라고 머리에 힘을 좀 줬다. 마 전에 다이소에서 산 핑크색 머리카락로..

안 간다더니 지렁이가 어쩌고 개미가 저쩌고 종알거리며 신나게 뛰어 들어가는 딸을 보며 역시 노는 게 제일 좋은 뽀로로야 하고 마는 오늘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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