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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원 Aug 15. 2021

인어공주에 대한 우리의 생각


  어제는 아이들이 little fox로 인어공주를 보고 있었다. 나도 그 옆에서 책을 보며 절반쯤은 같이 는 셈이었다.

"사람들도 우리처럼 죽나요?" 어느 날 인어공주가 할머니께 여쭈어 보았다.

"그럼, 죽고 말고 게다가 우리처럼 삼백 살까지 살지 못하지."



  그러자 아들이 말했다.

"그러면 인어보다 인간의 진화 속도가 15배 빠른 거야. 왜냐하면 300 나누기 20 해야 되니까.

인어의 개채수가 사람의 개채수에 15배가 되어야지 진화 속도가 똑같아지거든."



  그리고 이어서 내가 말했다.

"엄마 생각엔, 공주 중에 인어 공주가 제일 바보 같아. 왜냐하면 계약을 잘못했어. 자기가 가진 제일 강점인 목소리를 홀라당 줘버리면 어떡해? 저렇게 출신도 속이고 외모도 다 바꾸고 가족도 버리고 너무 많이 희생하면서 올인하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야. 왕자는 무슨 죄야? 지금 영문도 모르고 죽을 뻔한 거 아니야, 저런 사랑 엄마는 반대야 얘들아"



  그러자 딸이 마지막으로 말했다.

"인어공주가 바보라는 거야? 아니야!! 나는 인어공주가 '쩨일' 좋아. 왜냐하면 예쁘거든. 나는 언니들보다 막내 인어공주가 제일 예쁜 것 같아. 아 근데 첫째 언니도 예쁜 것 같아. 진주랑 조개랑 이렇게 이렇게 머리에 한 게 나는 부럽더라고."  


인어공주가 물거품이 된 후

우리도 각자 흩어지고

아이들이 한 말을 가만 생각해보니

오늘도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부지런히 살고 있구나 싶었다. 어쨌든 엄마는 그런 사랑 반대. 마가 된 후 보는 인어공주는 예전과는 또 색다르게 슬펐다. 아마 내 말이란 인어공주의 엄마가 하는 말과 비슷할 것 같았다.

휴.

엄마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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