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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혜원 May 03. 2022

출간 일기_ 쓰면서 하는 주제 파악

4월을 예상했던 출간이 늦어지고 있다.

출간에도 차례가 있으니, 그러려니.

그래도 5월에는 나오기를, 바라본다.

다음 주 그래도 대략적인 일정 윤곽이 잡힐 것 같다.

(4월 기다린다 해주셨던 분께 이렇게 양해를 구합니다… 흙)

제목을 다시 짓기로 했다.

좀 더 직관적이고 끌리는 제목이 필요하다.


출간이 처음이라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잘 몰라서 답답한 부분도 있다. 이 책의 탄생을 위해 나만 혼자 일하는 게 아니니까 더욱 그렇다. 하지만 아무리 한 달치 스케줄을 짜 놔야 안심이 되는 나라는 사람이라도.. 책이 나오는 건 그렇게까지 조바심이 나지는 않는다. 오히려 천천히 생각할 시간이 있음에 다행이라는 기분도 들었다.


아무래도 글을 쓰는 건 기능적인 것이 아닌 것 같다.

글을 쓰려면 어떻게든 시간을 만들어 내서 노력을 투입해야 하는데 그것만으로도 빠듯한 일상에서는 어려운 일이다. 그런데 시간 투자가 필수이긴 하지만은 시간이 확보된다고 술술 나오는 게 글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결국은 생각. 내 생각 나만의 시각, 세상을 보는 생각이 정리되어 있어야 뭐라도 쓴다.

그래서 글을 쓰면서 나의 밑바닥을 많이 들여다보게 되었다. 내가 얼마나 모르는 게 많고 내 생각이 얼마나 모순적인지, 편협한 지를... 글을 쓰면 말할 때보다 선명히 들여다 보이는 것 같았다. 적어도 자신을 드러내야 하는 에세이는 너무너무 그랬다.


생각건대 이런 문제는 전반적으로 경험한 삶이 좁아서 생기는 것 같다. 생활수준, 경제적 여건, 삶의 방식이 비슷한 사람들과만 마주치니 어쩔 수가 없달까. 내가 아무리 일탈을 해도 내가 경험하는 것은 이 거대한 세상의 아주 극극극극극극일부의 그중에서도 또 손톱만큼의 비중이라고 생각하면 내가 써놓은 글이 부끄러워서 견딜 수가 없어지는 것이었다.


부족함을 시각적으로 확인하니 당연히 좋은 책도 많이 보고 강의도 많이 보게 되었고 그건 출간을 준비하면서 얻은 큰 소득인 것 같다. 나 자신을 알게 된 것. 다시 말해 주제 파악이다.


내가 이렇게 이상하구나를 알자

너무 이상하다고, 납득이 안된다고 생각하던 사람들을 다시 한번 쳐다보고 그 상황을 알아보게 되었다. 어제는 틀렸지만 오늘은 맞는 일이 있고 그 반대도 가능함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물론 그 결과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생각과 다양한 일들이 있어서 결코 하나가 될 수 없음을 깨닫게 되는 건 마찬가지이지만

적어도 나의 경험으로 인해 누군가를 쉽게 혐오하거나 반대로 누군가를 쉽게 추앙하는 일은 없어지는 것 같다.

그것만으로도 에너지 낭비를 많이 줄일 수 있었다. 생각은 선명하게 혐오 에너지는 절약. 그게 발전.

이번 책을 준비하면서 배운 것들은 아마 다음번 책 쓰기에 조금 반영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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