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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셉 Mar 04. 2024

17년은 로맨스의 시작을 옹졸하게 만들었고

17년지기 동성의 친구와 연인이 되었습니다.

17년은 우정.

지금은, 우정과 사랑.


17년지기 친구에게 고백을 받았다. 


“아니 무슨 이야기하는지는 이해했어. 그래서 어쩌자는 거야? 관계를 친구 이상으로 타진해보자고?”

“타진해보면 좋겠어.”

“그런데 솔직히 연인으로서 네가 어떨지 모르겠어. 연인인 네가 별로였을 때는 좋은 친구로도 못 돌아가게 되잖아.”

“응, 알아. 나도 친구마저 아니게 될까봐 무서워. 그래서 지금까지 말 못하고 있었지.”

“그래서 말인데, 테스트를 해보면 어때. 마치 연인인 것처럼 나에게 해보고, 나도 그렇게 받으면서 찍먹을 해보는 거야.”


정신 나간 제안 같지만.

까딱 잘못해서 17년 동기동창을 잃는 사태는 무조건 피하고 싶다는 간사한 욕심은 두 사람이 똑같이 가지고 있었다.

데이트 메이트로 지내보고, 좀 아니다 싶을 때는 베타 테스트 기간 동안 있었던 일은 전부 불문에 부치고 좋은 친구 사이로 돌아가자고. 


되겠냐?

나는 가능할 것 같았다.

곤도 친구 잃기 vs. 뒤통수 쳐서 어떻게든 데이트했던 기억 빨리 잊기라면 외계인에게 납치되어서라도 그 기억을 날리고 친구를 갖겠다고 했다. 


‘데이트메이트’ 사이는 이렇게 무엇도 잃기 싫다는 쌍방의 옹졸한 합의 하에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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