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누군가를 그리워해 본 적 있나요

별이 빛나는 밤

by 김은정


1부

등대의 사랑


#1 봄꽃이 필 무렵


봄날이 기다려집니다

햇살보다 쌀쌀한 바람이 더 세게 부는 날입니다

제 눈에 띄는 유일한 나무가 있습니다


동백나무에서는 냉혹한 날씨에도 뜨거운 열정을

한 알 두 알 세 알 그렇게 맺습니다

봄바람이 살랑이다 보니 메세먼지를 한가득 덮고 있습니다


왜 그 나무들은 그늘진 담벼락의 음침한 곳에 자리해 있을까요

키는 자그마해서 행인들에게 인가가 없습니다

몸집은 작은데 동백꽃은 비율적으로 큰 것 같습니다


봄 향기가 코끝에 물신 다가오면

날씬한 목련꽃도 한 맵시를 뿜어냅니다

너무 아름다워서 눈은 그만 매혹되어 꿈길 속을 걸어갑니다


목련잎이 활짝 피면 금세 잎은 지고 맙니다

잎의 무게에 못 이겨 축 늘어져

가지에 매달려 퇴색되어 버립니다

꽃이 필 때와 떨어질 때는 참 다릅니다


하지만 동백꽃은 필 때는 그리 예쁜지는 모르지만

꽃잎이 지고 떨어질 때 땅 위에 내리는 곧은 자세는

참으로 고결합니다

꽃잎이 여러 겹으로 싸여 무게가 나가는 만큼 품위 있는 꽃입니다

떨어진 꽃은 흐트러짐 없이 온전하게 하늘을 향해 있습니다


봄바람이 거세게 볼 때면 꽃잎은 휘날리게 마련입니다

흙에 사뿐히 내려앉은 동백꽃에 저는 숙연해집니다

조국을 구하기 위해 이 땅을 지켜준 선열들의 피

인간의 구원을 위해 사랑을 이 땅에 뿌린 예수님의

선혈이 가득합니다


봄꽃이 필 무렵

나무는 해마다 그것도 아주 제때에

꽃을 피우고 꽃잎을 날립니다

자연에 순응하고 순명하는 그 자세는 '예'입니다

그래서 아름다운가 봅니다


** 쇼팽의 <<봄의 왈츠>> (Waltz in A-flat major, Op. 69, No.1) ** 감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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