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은 꿈꿔봤던 연예인

스타

by 엘리

티브이를 보든 스마트폰으로 보든 우리는 네모난 영상 속 그들을 자주 접한다.

꼭 영상이 아니더라도 책자 속에서 거리의 곳곳마다 반짝이고 눈부신 그들을 보게 된다.


다른 이의 삶을 온전한 내 것처럼 연기하는 배우.

목소리로 감정을 전달하고 춤으로 표현하는 가수.

재치 있는 말솜씨와 유머감각으로 일상의 재미를 더해주는 개그맨.


이 외에도 사회자, 예능프로그램 출연자 등 연예인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끼와 재능으로 대중의 사랑과 관심을 받고 유명인으로서의 삶을 살게 된다. 누구나 한 번쯤은 꿈꿔볼 만한 일상을 즐기면서.


노력한 만큼 성과가 따라오지 않을 때도 있고 무명이였을 때 겪는 서러움과 사실이 아닌 구설수에 휘말려 마음고생하는 어려움들이 있긴 하지만 그에 비해 받는 대우나 물질적 보상이 좋은 건 사실이다.


그저 노래하는 게 좋았던 고등학생 때 밴드 보컬도 잠깐 했었고 대학생 때 거리 캐스팅과 친구 따라갔다가 카메라 테스트까지 받고 배우를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도 받았었다.

하지만 지방에서 서울까지 오가며 연기를 배우러 다닐 형편도 아니었고 그럴만한 자신도 없었기에 거절하고 받아온 명함을 20대의 끝자락까지 버리지 못하고 서랍 깊숙이 넣어두었던 기억이 난다.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아름다운 외모도 아니고, 입이 떡 벌어질 만큼 노래를 잘하지도 않았고 남 앞에서 완전히 나를 놓고 망가질 수 있을 만큼 웃기거나 연기를 잘하거나 하지 못했던 어중간했던 나였지만, 아마도 그들이 제안했던 이유는 가능성을 본 게 아닐는지. 모두 다 연습생부터 시작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용기를 내고 내 형편이 되는 대로 일단 도전했어도 나는 그만두었을 것 같다.


연극무대에 서는 건 두렵지 않았지만 오디션을 보러 가서 겪게 될 냉랭한 분위기가 겁나고 나보다 재능 있고 멋진 외모를 가진 사람들과 끝없이 경쟁해야 하는 그 세계를 내가 버텨낼 수 없었을 거다.

정신적으로 많이 지치고 유혹도 많은 그곳에서 어쩌면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하고 슬픈 선택을 했을지도.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된 지금의 나에게 다시 한번 그때와 같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제는 겁낼 것 없이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무근본의 자신감이 생겼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내 생각일 뿐이다.


뒤늦게 시작했으니 더 열심히 배우고 준비했다 해도 부족한 점이 많은 내게 비호감을 내보이며 날카로운 말로 상처 주고 냉정한 시선으로 나를 대하는 대중을 나는 체험하지 못했으니 할 수 있는 생각일 테고, 남들은 내 자신감과는 별개로 각자 다른 잣대로 나를 판단할 테니까 말이다.


오늘은 브라운관 속 연예인들이 유난히 더 대단해 보일 것 같은 하루다. 그들이 어떤 각오와 진심으로 자신들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지 그 결과물들을 감탄하며 지켜보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