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배로 갚으리

마음

by 엘리

아무래도 거부가 될 상은 아닌 것 같다. 내가 차려내는 밥상부터 소비의 습관, 나눔의 모양새가 베포가 큰 사람은 아니라 나 자신 조차 때로는 조금 좀스럽다 라고 생각하게 되니까 말이다.

음식이 남아서 하수구에 버리는 일이 싫고 내 기준으로 먹기 적당하게 담아내다 보니 여러 사람을 초대한 자리에서 예상치 못하게 음식이 부족하고 '아 맛있어서 더 먹으려고 했는데 아쉽다'라는 말을 종종 들었다.


1+1을 야무지게 챙기는 사람들도 있으나 나는 바로 해치워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면 장바구니가 무거워지는 것도 싫고 수납공간에 가득 차 있는 것이 부담스러워 부피가 큰 휴지나 대용량 세제 같은 것은 '하나 가격에 두 개'라고 해도 쓱 지나치고 풍족하게 물건을 사는 타입이 아니다 보니 이웃이나 지인에게 무언가를 나눌 때도 그 양이 푸짐하지 못하다.


엄마는 항상 내게 "네가 하려던 것보다 한 움큼 더, 두 배 더 얹어. 그러면 돼."라고 하시며 손이 작은 딸에게 옅은 웃음으로 조언해 주셨다.


그렇다. 누군가에게 받은 것만큼 돌려주면 그건 0이 되는 일이다.

친구에게 초콜릿 1개를 선물 받았으면 다음에 그에게 2개의 초콜릿을 줘야 +1이 되는 거니까.


마음을 전하고 싶을 때 편지를 쓰기도 하고 그림도 그려 보내기도 하지만 선물, 즉 재화가 들어간 것도 표현되기에 좋은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너에겐 이 만한 돈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고맙고 좋단다.'의 마음.


타고나기를 손이 작지만 의식적으로라도 마음을 표현하는 일에 통 크게 살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것은 감사와 존경 사랑을 전할 때도 적용되고 반대로 미움 원망 멸시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나에게 모욕적인 언사나 기분이 상할 만한 행동을 했다면 난 반드시 그 두 배로 돌려주고 마는 것이다.


직장에서도 그랬고 이웃 간에도 가족 사이에서도,

"xx 씨, 나 당신 상사야. 그런 식으로 말하면 안 돼. 이거 봐 눈 이거 쳐다보는 거 봐."(옛 직장상사)

" 뭐 믿고 그러는 거야. 깡다구 좋은 건 알겠는데 그러다 너 다칠 까 겁나." (나를 걱정하는 앞집 언니)

" 당신 깡패야? 싸움닭 같아. 여자니까 봐주는 거지 남자였으면 사고 여러 번 났다."(남편의 탄식)


그래도 내 덕에 여러 사람 일하기 편해지고 살기 편해진 건 사실인데. 자신이 잘못해도 그냥 넘어갔던 여러 경험들로 인해 다른 피해자가 또 생길 수 있으니 먼저 나서서 내가 그 잘못을 지적하고 바로잡으려는 것뿐인데.


좋은 건 두 배로 돌려주는 게 맞는데 안 좋은 건 그냥 받은 대로만 돌려줘야 되는 게 맞는 건가.

고민은 계속되고 또 그런 상황이 생긴 다면 전과 크게 다를 바 없겠지만 애는 써봐야지.


좋은 일에 두 배로 갚으며 살기에도 모자란 세상. 내 에너지를 미움과 복수에 쏟기는 아까우니 줄여야겠다.

나에게 좋은 것을 준 그들에게 두 배로 갚~의리.누구나 아는 그 연예인이 갑자기 떠올라서 웃음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