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엘리Ji Apr 22. 2020

엄마의 조바심..

아이를 주눅들게  만들고 싶진 않죠?

영어 학원을 하는 친구가 있다. (지금은 코로나로 학원을 쉬고 있는 것으로 안다.) 친구를 가끔씩 만나면 아이들에 대한 궁금증을 묻기도 하고 영어에 대한 팁도 얻었다. 어찌 되었든 영어는 매일 꾸준히 들어야 하고 입시 제도를 피할 수 없다면 제도가 원하는 방법들의 팁( 많은 단어들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얻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아이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친구는 한 아이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같은 날에 등록한 세 아이가 있었다. 서로 친구였는데 그중 한 명이 다른 아이에 비해서 이해력이 조금 부족했다고 한다. 하나를 배우면 다시 까먹고 원점으로 돌아오는 아이라 어쩔 수 없이 반복을 많이 시킨다고 친구는 말했다.  상담과 가르치는 것에 재능이 있고 성품까지 좋은 친구는 아이 각자의 진도에 맞춰 신경을 썼다. 셋 중 느린 한 아이에게 절대 화를 내거나 못한다는 말을 하지 않고 그 아이의 페이스대로 가르치던 어느 날, 아이의 엄마가 학원으로 찾아왔다고 한다.

처음 시작은 같았으나 그 아이만 뒤쳐지게 되자 그 아이의 엄마는 따졌다.


“왜 우리 아이만 진도가 늦는 겁니까?”


친구는 차분하게 아이의 상황을 이야기해줬고 앞으로의 계획까지 짜고 나서야 엄마는 고맙다며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다고 한다.


“어머니, d는 이해력이 부족해서 지금 상황으로서는 진도를 뺄 수 없습니다.

저를 믿고 이 계획으로 계속 지금 배운 것들을 복습하면서 교과에 맞춰 나갈 겁니다. 아이가  친구보다 뒤처지는 것에 주눅 들지 않게 교재를 하나 빼 드릴 테니 어머니는 아이에게 그런 말씀 하지 마시고 잘한다 격려 많이 해주시고 기다려주시면 됩니다.”


당부까지 했다.

다음 날, 아이는 울먹이며 친구에게 다가와서는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제가 너무 못 해서 그 교재 빼는 거라면서요? 엄마가 내가 너무 못 해서 선생님이 교재 빼줬다며 혼냈어요.”




그 말을 들은 친구는 아이가 참 측은하게 느껴졌다고 했다. 아이가 부족하면 엄마는 아이를 닦달할 것이 아니라 격려를 해야 하는데 기다림보다 조바심과 불안이 앞서 아이를 다그쳤으니 아이는 얼마나 자신을 원망하고 자존감이 낮아졌을까? 그 이야기를 들으며 괜히 나 자신이 찔렸던 기억이 난다.

코로나로 집콕을 하면서 아이와 부딪히는 일도 많아졌다. 학교를 가지 않았던 긴 시간을 불안해하며 아이에게 나의 염려를 퍼부어댔다.

"글씨가 예쁘지 않다, 아직도 받침을 제대로 못 쓴다. 이래서 학교 가면 어떻게 진도를 따라갈래?" 아이에게 걱정을 빙자한 나의 조바심 나는 마음과 욕심을 강요하며 상처 주고 있었으니 말이다. 아이마다의 재능은 다르고 받아들이는 것이 천차만별이다. 아직도 덜 자란 어린 나무줄기에 왜 열매를 못 맺느냐며  물도 안 주고 화만 낸다며 그 어린 나무는 잘 자라지도 못 한 채 말라비틀어질지도 모른다. 늦게 자라는 나무일수록 물 주고 가꾸며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하듯이 우리 아이에게도 조바심이 아닌 믿음으로 기다리며 격려를 아낌없이 줘야겠다.


부모가 아이의 시험 점수나 행동의 결과에 대해서만  평가를 내리면 아이는 그것을 해나가는 과정을 빠져나올 길이 없는 ’ 어두운 상자 속에 갇힌 것‘처럼 느낀다. 그리고 자기 능력으로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없다고 생각하고 일찍 포기한다.’ -틀 밖에서 놀게 하라-




매거진의 이전글 재능보다 이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