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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Ji Apr 20. 2020

재능보다  이것!

재능을 찾기 전에  알려줘야 할 것.

“엄마, 나는 잘하는 것이 무엇일까?”


작년 이맘때 즈음, 새 학년이 되고 나서는 유독 자신이 못한다고 생각을 했다. 아이는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엄마인 내가 봐도 아직까지 두드러지는 뚜렷한 무엇이 나타나지는 않는 듯하다. 그 재능이 나이 들어서 빛을 발휘하는 것인지도 나의 경험을 보아서는 알 수가 없다. 어릴 적 나는 피아노  치는 것을 좋아하긴 했지만  피아노 학원을 다니며 교본을 보고 배우기 시작하자 곧 흥미를 잃게 되었다. 머리가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라 이해능력이 떨어져서 악보 연주  (특히 리듬과 조성)에 어려워했다. 게다가 끈기가 없어서 어려운 부분이 있으면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오히려 재능이라면 그림과 만들기일 것이다. 그림을 잘 그린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중학교 미술 교사인 엄마 지인이 어릴 때 그림 솜씨를 보고 “미술을 시켜라. 얘는 그림에 소질이 있다”라고 했지만 재능이 나의 일과 연결되지는 못했다. 아이러니하게 두각을 나타내지도 못했던 피아노가 심하게  뒤집어진 아토피 피부로 아픈 나의 마음을 달래주는 계기가 되어 끝까지 포기하지 않게 되자 결국 나의 업이 되었다. 피부의 아픔을 피아노에 몰입해서 연습하고 연주하는 동안 재능이 아니어나는 피아노를 잘 연주하는 사람, 가르치는 사람이 되었다. 잘하게 되니 피아노가 좋아졌다. 재능은 아니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한 덕분에 싫음을 넘어서게 되었다.

물론 재능을 가지고 있고  끝까지 몰입할 수 있는 끈기가 있다면 좋겠지만 재능이 없어도 우리가, 나의 아이가 못 살아가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지인의 딸은 소위 말하는 엄친딸이다. 내가 봐도 신기할 정도로 성격, 음악, 공부, 미술, 체육, 언어, 심지어 식성까지 좋다. 밤새워 책을 읽는 책벌레이기도 한 아이의 엄마의 고민은 ‘책을 늦게까지 너무 많이 보는 것이 고민’이라는 부러운 말을 한다. 나의 생각으로는 저 정도의 골고루 잘하는 것을 심어주고 키웠으니 자신감도 충만하고 자신이 되고 싶은 것은 무엇이든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부러웠다. 아이에게 물었다.


“은정아. 너는 꿈이 뭐야?”

“이모. 나는 그게 고민이에요.  내가 뭐가 되고 싶은지 모르겠거든요?”

“그래? 넌 뭐든 잘하니까 제일 좋아하는 것을 하면 되겠네. ”

“그런데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은데 솔직히 내가 뭐가 되고 싶은 게 있는지 모르겠어요.”


아이의 대답을 듣고 한참 생각했다. 어쩌면 재능이 있고 없음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고....

 나도 그렇지만 엄마들은 자신의 아이들의 재능이 무엇인지 하루빨리 찾아주기 위해 애쓴다. 전문가를 찾고 피드백을 받으며 아이의 재능을 알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나서기 바쁘다.

재능이 없으면 아이에게 플랜을 짜서 그리로 갈 것을 밀어 넣는다. 물론 아이들이 어렸을 때 다양한 경험 속에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는지 아는 것도 참 중요하지만  어릴 때 재능이 있어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너는 제대로 하는 것이 없다”라며 공부 못하는 아이로 취급받았던 에디슨도 난독증이 심해 글을 못 읽었던 노벨 문학상을 받은 예이츠도 어릴 때부터 탁월한 재능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자신이 포기하지 않고 끈기 있게 노력했기에 재능도 이길 강력한 무기를 만들 수 있었고 그들이 원하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었다.  우리 아이의 재능을 찾아주려 애쓰는 것도  좋겠지만  그것보다 아이에게 무엇이든 네가 좋아하는 일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면 뭐든 이룰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고 믿어주는 것이 재능보다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 지우야. 네가 잘하는 것도 좋지만 좋아하는 일을 포기하지만 않으면 언젠가는 다 이루어질 거야, 꾸준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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