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녀오겠습니다."
뽀뽀 세 번 시작, 쪽쪽쪽!
"오늘도 즐거운 시간 보내고,
이따 만나자, I love you."
"I love you, mom."
철커덩,
이제 온전히 나의 시간이다.
짧지만 귀한 시간이다.
바로 이 시간이 주는 '자유' 때문에
오후와 저녁시간을 꼬박 나의 일과 가정에
쏟아 낼 수 있는 이유다.
부지런히 옷을 갈아입는다. 주저할 시간이 없다.
작년에는 산책과 걷기, 혹은 달리기였고,
올해는 등산이다.
걷든 뛰든 움직여야 한다.
주기적으로 움직여주지 않으면 앉아있는 시간이
워낙 길다 보니, 여기저기 군살이 붙는다.
운동을 며칠 쉰다 하여도
몸무게 변화는 없지만 부피가 달라져서
어제 입었던 바지인데도, 여유가 없고 인색하다.
그 빡빡함이 싫어서 나간다.
그렇게 움직인다. 다소 뻐근했던 몸이 풀리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어느 정도 풀렸다 싶으면
걷는 속도를 높인다. 그러다 흥이 나면 뛴다.
동네를 가로지르는 천을 따라 걷기도 하고,
공원을 크게 돌기도 한다.
여기저기 헤집고 다닌다.
목표한 운동량이 채워졌다 싶으면 이제 집을
향해 발길을 돌린다.
운동복이 땀으로 젖었지만, 나는 바로 씻지 못한다.
그대로 공부방으로 가서 노트북부터 켠다.
운동복을 벗고 씻는 게 우선이 아니라,
나에게는 쓰는 일이 우선인지라.
새벽에 쓰려고 시도했다가 막혔던 글이
갑자기 술술 써진다.
어제 쓰려했다가 포기했던 글이
한 줄, 두줄 더해지기 시작한다.
달리 한 것이라고는 몸을 움직이며 머리를 비워낸
것이었고, 그 유별날 것 없는 행위가 글을 쓰게 한다.
땀이 마르며 체온이 떨어지니, 몸이 으슬으슬하다.
하지만 내 가슴은 뜨겁다.
한 편의 글을 기어코 완성했다는 그 기쁨에
입꼬리가 올라가고 신바람이 난다.
그리고 이제 나는 또 나갈 준비를 한다.
Fit한 나의 바디를 위해서라기보다
Fit한 나의 글이 궁금해서.
아주 정적인 자세로 쓰지만
몸으로도, 머리로도
결코 정적일 수 없는 이 아이러니.
'쓰다'는 그러므로 '동사(動詞)였다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