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여름방학 생활
나의 삶은 또 하나의
사상이다.
-프리드리히 니체
여름방학이다.
그렇다고 방학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들과 함께 놀러다니기만 할 수는 없다.
어른들이라고 여름방학이 있는 것은 아니기에.
우리의 일상은 계속된다.
7말 8초,
너도나도 놀기 좋은 휴양지를 찾아 떠난다.
우리는 아버지 계신 장산도로 향했다.
적적한 섬마을에 논과 밭, 바다가 어우러진 곳이다.
마당에 수영장을 설치해서 물놀이를 하고,
밭에 나가 수박과 참외를 딴다.
게를 잡고, 장수 풍뎅이를 잡았다.
자연의 넉넉한 품 속에서 우리 가족은
그렇게 쉬고 왔다.
번잡스럽고 화려한 휴가지가 아닌
아버지 계신 섬이 날로 좋아진다.
짧은 휴가는 아쉬움을 남기고
우린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규칙적으로 생활한다.
아침 9시 책상에 앉고,
남편의 재택 근무로 삼시세끼를 챙겨 먹었으며,
저녁이면 두 아이 끼고 만보 걷기를 했다.
남편은 아파트 헬스클럽에서 운동한다.
그리고 다시 광복절 연휴를 끼고
두 번째 사람들이 대거 휴가를 떠나는 시즌이 왔다.
이른 새벽, 나는 어김없이 앉아서 글을 썼다.
오전 9시, 아이들도 어김없이 책상에 앉았다.
두 아이 어렸을 적,
어린이라면 해볼 법한 뭐든 것들을
내 아이들에게도 해주고 싶었다.
아이들을 위한 체험이라 했지만, 사실은
어렸을 적 바빴던 부모님과 함께
내가 해보고 싶었던 체험들이었다.
어린이날 놀이공원 가기,
여름 휴가 시즌에 동해바다 가기,
부산 바다 산책하기,
삼일절, 광복절, 개천절 등
역사가 깃든 주요 공휴일에 관련된
유적지와 박물관, 과학관 관람하기,
원없이 해봤다.
가는 곳마다 사람 구경 또한 실컷했다.
그리고 이제
휴가를 즐기는 나만의 방식,
우리 가족의 방식이 생겼다.
우리만의 시간과 장소를 정할 수 있게 되었다.
모두가 움직일 때에 움직이지 않기도,
모두가 가는 방향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자유자재로 말이다.
며칠에 걸쳐 더 놀아야 하는 건지
괜한 의구심이 들기도 했지만,
근거리로 잠깐 외출 하는 것 만으로도
맛있는 음식 차려 놓고 먹는 것 만으로도
시원해진 저녁 공기 만끽하며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충만함이 차오르고 있음을
이제는 느끼기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