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가장 기분 좋게 웃는 자는
역시 최후에도 웃을 것이다.
-프리드리히 니체
"엄마, 엄마."
큰일이 난 것 마냥 아들이 나를 부른다.
"동파육이 뭐야?"
"응, 그거 돼지고기로 만든
중화요리 중 하나야.
왜?"
"아니, 내 친구가
WING의 '도파민'이라는 비트박스
노래 제목 있지?
그걸 '동파육'이라고 생각했대."
아들의 말이 끝나자마자 우리 둘은
깔깔깔 대고 웃는다.
아들은 나에게 투덜대기도 잘하지만,
또한 나를 가장 많이 웃겨주는 사람이다.
딸은 딸대로 나를 흐뭇하게 하고
기쁘게 하는 포인트가 있고,
아들은 아들대로 매력적인 부분이 있기에
그래도 둘 낳은 보람이 있다.
자식 키우며 속 끓이는 일도 많지만,
그래도 바로 그 아이들 덕분에 우리는
'오늘, 당장' 웃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가족끼리 찜질방에 갔다.
찜질하고 나와서 홀에 자리를 잡고
넷이서 다 함께 누웠다.
세상 편안하게 뒹굴거렸다.
그때 어쩌다 보니 내 발이 아들 얼굴 가까이에
가 닿았다.
아들이 여느 때처럼 내 발을 킁킁거린다.
그렇게 우리는 서로의 냄새를 맡는다.
"엄마, 엄마 발에서 카레 냄새가 나."
그 말에 나는 또 어이가 없어서 웃는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방금 씻고 나와서 찜질하는 건데."
찜질방에 들어가기 전 샤워는 필수다.
생각해보니 아들이 제일 좋아하는
음식 중에 하나가 카레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딸아이가 일어나자마자 나의 공부방에 와서
한 번 꼭 안기고,
곧이어 곰같이 둥글둥글 제법 상체가
두꺼워진 아들도 어설프게 깬 잠을 엎고
양 옆으로 몸을 흔들며 나에게 안긴다.
'막 자고 일어난 얼굴' 그 모습 자체로도
또한 나를 웃게 하는 아이들이다.
그렇게 나에게 아들과 딸은
"오늘 가장 기분 좋게 나를 웃게 해 주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