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시작하였으니, 내 손으로 끝내겠다

by 엘샤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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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창조한 사람들만이

사라지게 할 수 있다.


-프리드리히 니체



8월 마지막주 수요일,

도서관 지원을 받아 책을 내는 프로그램의

원고 마감 기한이었다.

생각해 두었던 주제가 있었기에 그 방향성에

맞춰서 그동안 썼던 글들을 모아 본다.

그러면서 한 번 더 내 글을 읽어 보며

맞춤법과 문장을 다듬는다.

단어가, 문장이, 때로는 단락 하나가

가차 없이 삭제되고 바뀐다.


당시에는 이유가 있어 쓴 글이었겠지만,

다시 읽어보니 영 맥락에 상관없는

이야기를 끼워 넣었다.

그러한 글들이 어쩐지 아깝지가 않다.

되려 나 자신이 알아차려 지울 수 있음에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매일 여기저기에 글을 끼적이고 있다.

쓰다 보면 생각하지도 못했던 유년 시절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르기도 하고,

나만의 문장을 만나기도 한다.

그러한 이야기들이 참 사랑스럽지만

기준에 부합하지 못할 때에는

과감히 지워 버리는 용기도 생겼다.

그 용기는 엄연히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와

비교하여서 아주 조금의 진전 정도다.


그러니,

여전히 나에게 퇴고는 버거운 작업이다.

마주해야 할 용기가 턱없이 부족하다.

내가 아닌 타자가 되어서 더 도려내야 할 텐데,

언제나 찔끔찔끔이다.

'보겠다'하면서 어딘가에 제쳐두고

다른 글을 쓰고 있다.

1차적으로 원고는 제출했지만,

한 번 더 퇴고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를

간절히 바라는 이유다.


그나마 다행인 건,

내가 쓴 글이었기에 그때의 내 감정을

나 자신이 온전히 기억하므로

내가 주도권을 가지고 끝까지 매달려

'나의 것'으로 만들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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