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의 차선으로 달리고 있었는데,
좌회전을 하면서 옆 차선에서 달리던
오토바이가 정류장에 정차한 버스 때문에
길이 막히자, 아주 급작스럽게 나의 차선으로
진입하였고, 다행히 나는 무사히 오토바이를 피했다.
짜증과 화가 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저렇게 운전하시면 위험 한대."라며
걱정하는 마음이 우선 들었다.
"사고가 나지 않아 다행이다, 천천히 운전해야겠다."라며
운전에 집중했다.
얼마 안 있어서 3 차선 쪽 차량흐름이
무슨 일인지 지지부진하다.
2차선으로 바꿔서 천천히 가본다.
옆쪽을 흘끗 봤더니, 아까 봤던 그 오토바이다.
길이 미끄러웠는지 오토바이가 쓰러져있다.
그 모습을 보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때 다시 한번 나는 내 안에서 올라오는
악한 마음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 배웠다.
나와 내 가족을 해하게 하는 상대는
누가 되었든 나의 악한 본성을 가득 끌어올린다.
하지만 그 대상에게 내가 직접 어떤 나의 분노행위를
꼭 쏟아부을 필요는 없다.
부당한 일에 대한 처사는 결국 그들에게 화살이 되어
어떤 형태로든 다시 돌아올 수 있기에.
그리고 그 악한 매듭이 풀리는 시기는
내가 생각하는 그 시기와 일치하진 않아도
결국 그때는 올 것이라는 것을 믿기에.
발악을 하고, 악다구니를 써가며
어떤 목표를 향해 가야 할 이유 또한 없다.
순리대로 될 테니.
분노가 인다면, 그 또한 나의 에너지다.
되려 나의 생산적인 활동에 그 에너지를
동력으로 삼을 수도 있다. 일이 더 잘 된다.
죽는 그날까지 어쩌면 내가 배워야 하는 이유는
나의 악한 본성을 다스리기 위함일 테다.
그리고 이 세상 떠날 때에 나에게서 비롯되는
단 한 톨의 악惡도 남기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