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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화를 꿈꾸다 Jan 29. 2017

부산의 야시장을 찍어보자

부산 부평동의 <깡통시장>

저녁 9시가 다 되어 부산에 도착했다. 이 시간에 저녁식사를 하기에는 아무래도 부담스러워서 최대한 간단하게 먹기로 했다. 문득 생각난 것이 깡통시장의 노점상들이었다. 부산역에서 자갈치역까지는 지하철로 불과 세 정거장. 자갈치역에 내려 번화한 남포동 거리를 잠시 걸어가니 저 멀리 깡통시장이 보였다.


우선 어떠한 메뉴들이 있는지 한 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부산 어묵은 물론이고, 베트남의 짜요,  터키의 아이스크림과 케밥, 영국의 스카치 에그 바비큐 같은 해외 음식, 야채 삽겹 말이 같이 새롭게 개발된 음식 등 다양한 먹을거리들이 팔리고 있었다. 눈에 띄는 음식들이 있어서 만 원짜리 한 장을 꺼내 들고 다시 한 바퀴 돌았다. 만 원짜리 한 장으로 4가지 음식을 사 둘이서 나눠 먹으니 푸짐하기도 하다.


국제시장,  부평시장, 깡통시장은 다 같은 일대에 있다. 영화 <국제시장>(2014)이 흥행에 성공한 이후로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늘었다. 하지만 영화 속의 '꽃분이네'는 오히려 고초를 겪었다. 집주인이 권리금을 올려달라고 하여 폐업 위기를 맞은 것이다. 영화에 등장했다고 장사가 훨씬 잘 된 것도 아니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오기는 하지만 물건을 사기보다는 인증샷만 찍고 간다고 했다. 부산시의 중재로 폐업 위기는 넘겼다는 후속 기사를 보았다.


동네가 뜨고 장사가 잘 되면 좋을 것 같지만, 장사하는 입장에서는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사람이 몰리게 되면 권리금이나 임대료도 함께 오르게 되고, 열심히 일군 상권을 누군가에게 물려주고 떠나게 된다. 이를 '젠트리피케이션'이라 부른다. 야시장에 오니 의외로 젊은이들이 운영하는 가게들이 많았다. 더 나은 날을 꿈꾸며 오늘 도전하는 그들에게 세상이 너무 각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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