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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화를 꿈꾸다 Feb 01. 2017

북카페의 헌책을 찍어보자

보수동의 <우리글방>

보수동 책방골목에는 여러 헌책방이 있다. 그 가운데는 헌책방과 함께 북카페를 운영하는 <우리글방>이 있다. 도로 쪽에도, 책방골목 쪽에도 입구가 있는다. 밖에서 보는 것보다 내부가 큰데, 지하에 책을 보관해둔 넓은 공간이 있기 때문이다. 헌책이 중심이지만 오래된 LP, CD, 악보 등도 함께 자리 잡았다. 커피를 마시며, 헌책을 골라 읽고, 그러다가 다 못 읽은 책은 사가지고 나오게 된다.


지하층에 내려가 앉을 만한 테이블에 골랐다. “독서는 머리로 떠나는 여행이고, 여행은 몸으로 하는 독서”라고 쓰인 작은 액자가 놓여있었다.  머리맡 책장에는 역사 관련 서적들이 모여있었다. 자리를 정한 후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다. 세계사 서적을 한 권 꺼내 읽기 시작했다. 자리에 앉아 책을 보다가 간간히 사진을 찍었다. 빼곡한 책장과 빽빽한 헌책 사이로 켜켜이 쌓인 세월이 느껴졌다.


최근 <모든 일이 드래건플라이 헌책방에서 시작되었다>라는 소설을 읽었다. 주인공 매기는 불황으로 서른넷 나이에 직장에서 해고되었다. 백수로 전락하지만 '드래건플라이 헌책방'에서 새로운 삶과 사랑을 찾았다. 어느 날 낡은 <채털리 부인의 연인>의 책장 여백에 쓰인 메모를 발견한다. 그리고 책에 대한 필담을 나누던 핸리와 캐서린의 사랑을 엿본다.


매기는 "서점은 로맨틱한 생명체이다"라고 말했다. 자신이 파는 물건으로 사람을 유혹하고, 골칫거리들로 마음을 산산조각 내니 말이다. 수많은 사람을 거쳐간 헌책에는 사람 냄새와 함께 그것이 인도해 줄 온갖 가능성의 냄새가 난다. 종이책과 작은 서점, 헌책방이 서서히 저무는 듯한 시대지만 이러한 로맨스가 지속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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