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조용한 기록들이 나를 다시 세웠다
러닝을 시작하고 다시 일을 잡기 시작하면서
내 삶에서 조용하지만 분명한 변화가 하나 생겼다.
바로 독서와 글쓰기, 그리고 하루를 기록하는 습관이다.
새해가 되면 나는 늘 예쁜 다이어리를 샀다.
하지만 그 다이어리를 끝까지 써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작심삼일도 못 버티고 포기했던 적이 더 많았다.
호기심은 많아서 새로운 건 누구보다 빨리 시도하지만
끝까지 해낸 건 거의 없던 사람.
‘지구력이 없는 사람’이라는 말은
언제나 나를 설명하는 문장이었다.
사업 실패 후 다시 일을 시작하면서
조금씩, 정말 아주 조금씩
내 안에서 변화가 일어났다.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면 밤 11시가 넘었다.
씻고 눕기만 해도 하루가 끝나버리던 시간.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지
‘오늘 하루를 기록해 보자’라는 마음이
내 안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솔직히 처음엔 정말 어려웠다.
오늘의 감정과 행동을 적는 일은
마치 미지의 세계에 첫 발을 내딛는 것처럼
어색하고 서툴렀다.
그럼에도 계속 쓰다 보니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책상 앞에서 하루를 돌아보는 내가 있었다.
물론 쓰지 못한 날도 많았다.
하지만 기록을 이어가다 보니
작은 칭찬도, 작은 반성도
조용히 나를 단단하게 만들고 있었다.
책을 싫어하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1년에 한 권도 읽지 않은 시간이
벌써 10년 가까이 됐다.
그러다 우연히
2년 전에 사놓고 펼쳐보지도 않은 책을 꺼내 들었다.
“정말 여기에 답이 있을까?”
지푸라기를 잡듯 하루 10분만 읽어보자고 마음먹었다.
책은 의외로 내게 많은 인사이트를 주었다.
하지만 곧 잊어버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길 반복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오늘 읽은 문장 중 한 줄만 필사해 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나는 다시 글쓰기를 시작했다.
책을 읽고, 마음을 고르고,
생각을 적어 내려가다 보니
내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생겼다.
예전엔 잘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
말로 표현하지 못했던 마음들이
종이 위에서 서서히 정리되었다.
아직 난 완벽한 글을 쓰지 못한다.
하지만 완벽할 필요도 없다.
매일 조금씩,
하루의 끝에서 나를 바라보는 이 작은 습관들이
나를 조금씩 바꿔놓고 있다.
그렇게 변화하는 나를 스스로 느끼니
하루하루가 예전보다 훨씬 단단하고,
예전보다 훨씬 고요하게 행복하다.
그리고 나는 알게 되었다.
큰 변화는 거창한 결심으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작은 루틴이 쌓여 마음의 방향을 바꾸는 데서 시작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