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 Plateau가 가장 몬트리올 다운 이유
영국 문화와 프랑스 문화가 공존하고 있는 몬트리올. 그중에서도 가장 몬트리올 다운 독특한 문화가 잘 담겨 있는 지역은 아마도 Mont-Royal 북쪽에 위치한 Le Plateau일 것이다. 내가 생활하고 있는 NDG 지역이 영국 문화권 지역으로 영어를 쓰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반면, Le Plateau는 영어를 거의 들을 수 없을 정도로 퀘백쿠아(퀘백인)들이 밀집되어 있는 지역이다.
Le Plateau가 가장 몬트리올 다운 이유
몬트리올에서 가장 핫한 거리라고 할 수 있는 Saint-Denis 거리와 Saint-Laurent 거리 한가운데 위치한 Le Plateau에서는 유럽과 북미의 분위기가 적절히 섞인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다양한 분위기의 카페와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음식점, 앤틱한 소품 중심의 패션샵 등 여행자뿐만 아니라 현지인들도 즐겨 찾는 아주 힙한 동네다.
Le Plateau 부근에는 내가 정말 사랑하는 몬트리올 부부 D 형님과 J 형수님이 살고 계시며, McGill ESL에서 친해진 큰누나 같은 일본인 Kazuki 상이 살고 있어 자주 방문하곤 했다. NDG도 정말 아름답고 편안한 동네지만, 몬트리올에서 가장 몬트리올 다운 곳이 어디냐고 물으신다면, 나는 다운타운도 아니요, 올드 포트(Old Port)도 아니요, 올드 몬트리올(은 사실 맞다)도 아니요, Le Plateau라고 하고 싶다.
오리지널 푸틴을 맛볼 수 있어서!
몬트리올을 떠나기 전, 다시 한번 Le Plateau에서 먹고 싶은 음식이 있어 D 형님과 J 형수님을 모셨다. 뭘 먹고 싶냐고? 푸틴! 퀘벡을 대표하는 음식 푸틴(Poutine)은 내세울만한 전통음식이 없는 캐나다에서 가장 미는(?) 음식이다. 사실 음식이라고 하기도 민망할 만큼 간단한 레시피다. 프렌치프라이에 치즈커드를 얹고 그레이비소스를 뿌려주면 끝. 보기만 해도 느끼하고 엄청난 열량에 내장이 다 들러붙을 것 같은 비주얼을 자랑한다. 하지만 도대체 이걸 왜 먹지? 하면서 계속 먹게 되는 마약 같은 음식이다.
La Banquise 같은 유명한 푸틴 집에서는 오리지널 푸틴뿐만 아니라 베이컨이나 아보카도를 얹는 등 다양한 토핑이 추가된 바리에이션 푸틴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안 그래도 느끼한 음식에 무거움만 더할 뿐. 나는 오리지널 푸틴이 가장 제일인 것 같다. 그리고 그 오리지널 푸틴 중에서도 가장 맛있었던 곳은 다름 아닌 Smoked Meat Sandwich로 유명한 Schwartz's Deli 였다.
Schwartz's Deli도 몬트리올을 대표하는 맛집 중 하나다. 약 9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곳은 매번 문전성시를 자랑할 만큼 현지인들과 관광객들에게 사랑받는 음식점이다. 퀘벡의 자랑이자 세계 남바완 디바 셀린 디옹도 한때 이 가게의 소유권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소박한 외관과 좁은 내부는 언제나 Smoked Meat Sandwich와 이 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독특한 Cherry Coke를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나에게 이 집은 샌드위치보다 푸틴이 맛있는 집으로 기억될 것 같다.
D 형님과 J 형수님과 함께 Schwartz's Deli에서 식사를 했다. 지난번 방문 때 형님 형수님 부부는 테이크아웃을 하셨는데, 식어버린 샌드위치가 조금 아쉬우셨던 모양이다. 하지만 이번에 직접 가게에 방문해 샌드위치와 Cherry Coke 그리고 푸틴을 맛보시곤 다시 생각이 바뀌셨다. 역시 맛있는 음식은 바로바로 먹는 것, 그리고 분위기를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식당 안에서 먹는 것이 제일이다.
아름다운 공원과 사람들 덕분!
몬트리올의 자랑 중 하나는 곳곳에 아름다운 공원들이 참 많다는 것이다. 물론 캐나다 다른 도시 어디에서나 도심 속 아름다운 공원은 많이 볼 수 있다. 하지만, 선선하고 습기 없는 여름을 자랑하는 몬트리올에서는, 그리고 그 여름이 너무나 짧아 귀한 몬트리올에서는 공원의 존재는 다른 곳보다 더욱 특별하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몬트리올의 여름은 너무 짧다. 특히 올해 여름은 여기 현지인들도 이상하게 느낄 만큼 덥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뭐 나는 홀로 결론을 내렸다. 몬트리올에 여름은 없다고. 어쨌든, 짧은 여름 덕분에 몬트리올 사람들은 무시무시한 겨울이 오기 전에 단 하루, 한 시간이라도 더 여름을 즐겨야겠다는 일종의 사명감에 잡혀있는 듯하다. 그래서 날씨가 조금만 화창해져도 공원에는 여름을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바로 이들이 몬트리올의 공원과 거리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Le Plateau를 너무나 사랑하는 나의 일본인 학급 친구 Kazuki 상은 언제나 Le Plateau의 두 공원을 자랑스럽게 소개하곤 했다. 하나는 McGill 대학 근처의 Parc Jeanne-Mance와 Sherbrooke 역 근처의 Square Saint-Louis이다. Parc Jeanne-Mance은 가족, 친구 단위의 사람들이 자주 찾는 공원이다. 드넓은 잔디와 비치발리볼을 즐길 수 있는 배구코트 등 몬트리올 사람들에게 편안한 휴식과 여유를 즐기게 해주는 곳이다. 여름이 막 시작되던 지난 6월쯤, Kazuki 상과 프랑스 친구 Alex와 함께 Parc Jeanne-Mance에서 피크닉을 즐겼다. 싱그러운 여름 분위기와 K 상의 훌륭한 요리가 함께한 잊을 수 없는 시간이었다.
Square Saint-Louis은 상대적으로 정말 작은 공원이다. 한가운데 카페로 보이는 작은 건물을 중심으로 넓은 직선거리가 불과 150m 정도밖에 안되어 보인다. 하지만 몬트리올에서 가장 아름다운 분수가 있는 공원이다. 이곳은 마치 유럽의 공원 분위기를 떠올리게 한다. 나도 이 공원에 처음 갔을 때, 이탈리아 로마와 밀라노에서 방문했던 공원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곳에서는 가족단위의 사람들보다 음악과 책을 읽으로 홀로 나온 사람들, 또는 사랑하는 사람과 데이트를 위해 찾은 연인들이 주로 보였다.
그 밖에 Le Plateau는 아기자기한 카페, 특히 내가 좋아했던 Cafe in Gamba를 비롯해 예쁜 건물들이 참 많다. 팀 숙제를 함께하기 위해 Kazuki 상의 집을 찾을 때에도 집들이 너무 감각적이고 예뻐서 참 좋았다. 여담으로 Kazuki 상이 살고 있는 집과 요리왕인 그녀가 만들어준 프렌치 스타일의 닭고기 스테이크(?)도 너무 좋았다. 행복한 기억만 가득했던 몬트리올, 다시 내가 이곳을 찾게 된다면. 나는 Le Plateau로 다시 오고 싶다. 이곳이야말로 가장 몬트리올 다운 곳이니까.
- 29th July, in Montre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