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기록 #04
* 서술 시점은 2014.01.03 입니다.
예쁘면 다 좋다, 라는 명제가 틀리지 않았음을 (혹은 그 씁쓸함을) 직격타로 제대로 보여주는 책이다. 책을 뽑아서 본 것은 정말로 저 표지에 있는 예쁜 인형때문이다. 책에서 쭉 흐르는 논지대로 표지 한 번 기똥차게 잘 뽑았다. 회사 서재에 있는데 '이거 좀 어려운 책'이라고 누군가 했던 책이기도 해서 이번 연말연시-12월 31일과 1월 1일 기차에서 보려고 가져갔다. 같은 조건일 때 아름다운 것이 선호된다, 라는 점은 이전부터 짐작은 하고 있었는데 '같은 조건'이라는 명제 자체도 흐리는 것일수도 있다. 만약 저 표지가 정말 안 예뻤다면 나는 이 책을 들여보기라도 했을까?
책은 큰 챕터 4개로 나뉘어진다.
1. 미인의 공식을 찾아라
2. 아름다움의 존재 이유
3. 아름다움의 권력
4. 아름다움이라는 감옥
각자 취향이 있다, 라는 말을 전면으로 뒤집는다. 시대, 문명에 따라 바뀌었던 미의 기준에 대한 관점도 달라졌다, 라는 통념과 달리 이집트에서도 마르고 긴 체형이 이뻤으며 하얀 피부는 언제나 선호되었고 그 때 이쁜 건 지금도 이쁘다고 한다. (그러니까 드라마같은 데서 환생 이야기하면서 예전의 얼굴이 이번생의 얼굴이라고 치면 걔는 이제 영겁의 세월동안 이쁘거나 못생기게 사는 거지) 취향이라는 부분으로 갈리는 건 일단 기준점을 넘은 이쁨 다음에 나온 토핑같은 거다. (소녀시대가 다 예쁜데 각자 취향은 또 다르게 나오는 그런 원리) 우리의 믿음과는 다르게 아름다움은 측정될 수 있고 그 측정에 따른 '아름다움의 공식'은 우리의 생각보다, 짐작보다 간단했다.
평균의 얼굴은 개별얼굴의 최대값보다 아름답다. 이는 수치적 평균이 아니라 겹쳐서 만든 얼굴이기에 피부가 좋고 최빈값들이 모인 형태라 우리에게 익숙한 인상이 아름답다고 보는 것이다. 제일 중요한 건 매끈한 피부였다. 그리고 중요한 사항은 대칭과 비율. 한쪽이 일그러진 경우에는 즉각 비호감의 인상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또 완벽하게 대칭인 건 인간적이지 않아 보인다고 한다. 뭐가 이리 어려워. 여기에서 또 중요한 부분은 어린아이의 얼굴을 유지하고 있는 편이 더 아름답다. 그렇다고해서 마냥 어린 얼굴이 좋은것은 아니고 성숙미가 있는 쪽이 선호되기도 한다. 이 둘은 주기적으로 유행을 탔다. 신체의 비율 역시도 공식이 있는데 이부분은 실제로 책을 보고 '나는 어떤가' 라고 보는 편이 더 재밌다. 이외에도 책에서는 여러 규칙을 보여주는데 충분히 측정가능한 '미'라는 것을 알려준다.
최근에 드라마 <미스코리아>를 보는 중인데 어쩌면 저것도 점수가 있고 객관적으로 가능하기때문에 그해 우승자를 가리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더라.
생각보다 이 존재의 이유는 생물학적, 진화론적, 유전학적인 이유로 귀결된다. 아름다운 것이 더 생존하기 좋은 것이라고 보고 그런 것을 찾는 것이 우리 종족의 번식과 생존을 위해서, 라는 것을 동물행동학과 우리의 진화를 기반으로 이야기한다. 꼼꼼이 읽다보면 맞는 것 같다가도 어딘가 찜찜하게 젠장맞을! 이라는 말이 안나올 수가 없다. 더욱이 아름다운 사람들은 배우자를 선택할 때 선택의 폭이 넓고 자유롭다는 사실에 기반하여, 더욱 능력있는 (& 부자) 사람들과 결혼하게 된다고 본다. 그리고 그 2세는 미모와 지성과 재산을 물려받아 (!!) 이건 상속되는 거다. 그러나 모든 '아름다움'을 결정하는 형질들이 생존에 좋은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도 한다. 공작새와 아주 큰 유방은 사실 생존과는 무관하다.
이제는 정말 이력서에서 사진을 붙였을 때 못생긴 이들이 얻는 불이익 (잘생긴 사람이 받는 이익) 에 대한 정확한 담론이 나온다. 예쁘면 더 점수를 잘 받는다고 한다. 또한 법정에서 잘생긴 사람이 더 구형받을 일은 없다. 사기죄만 예외이고 대부분 아름다운 얼굴을 놓고 형의 최대치를 때리는 이는 없다. 영업은 더욱 더 그렇다. 더 서러운 건 뭔지 아나. 예쁜 애들은 기대와 사랑을 많이 받고 자라게 된다. 그렇지만 여기서의 아름다움은 '극강'의 미모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다. 사실 못생겼어도 깔끔한 인상, 청결한 모양새 정도로 후천적인 노력으로 보완할 수는 있다. 억울하면 예뻐져야지.
강박증처럼 돌진하는 우리네 세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사실 이 부분은 이 책의 에필로그처럼 구성되어있는데 본성인 것은 인정하지만 너무 미치지는 말자, 라는 훈훈한 결론을 내고 있다.
재밌는데 어딘가 씁쓸한 책.
피부관리를 하자.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으려면.
영어문장 100줄보다 백옥같은 피부가 더 좋다는 거를 입증하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