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글쓰기
맞춤옷을 만들 때는 고민이 많아진다. 어떤 색이 어울릴까 고민하는 것은 쉽지 않다. 워낙 이런 데 재능이 없기도 하고 무엇이 좋고 좋지 않은 지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도 큰 원인이다. 많은 경우 어울리는 지를 판단할 때 가게 직원의 말을 듣는데, 사실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얼굴이 하얗다 보니 색이 다 잘 어울려요.”
이 말은 그저 판촉용인 경우가 많다. 모든 색이 어울린다는 것은 입에 발린 말이고 대략 어울리는 색은 알고 있다. 푸른빛 도는 초록색 저고리에 어울리는 치마 색이 무엇일까 고민을 했다. 동생 결혼식이니 붉은 계열은 피해야 한다. 생각보다 한복집까지 가는 길은 멀었다. 내가 챙겨간 저고리가 종이봉투 안에서 살살 말려들어 갈 때쯤 도착했다.
오랜만에 도착한 한복집은 그 전의 모습 그대로였다. 친절하지만 어색한 느낌. 인생에 두세 번 올 곳은 아니니, 이들이 내 이름과 얼굴까지 외우는 것은 힘들 일이다.
미리 상황에 대한 설명은 했기에 내가 필요한 것은 잘 알고 있었다. 다만 한복집의 추천 색 배합은 그들의 판단과 보편적인 디자인이기에 그저 내가 생각해둔 조합으로 가져갔다.
집에 있던 스커트 중에 생각했던 색과 미리 사진을 찍었다. 유사한 색이지만 밝기가 다른 조합은 한복에서는 흔하지 않다지만 내 눈에는 좋았다. 특히 한복 치마라면 면적도 넓기 때문에 어울리는 색이어야만 했다.
내가 판단했을 때 어울리는 색은 내 옷장에 있는 게 가장 안전할 거란 생각이 들었다. 다른 걸 이야기해줘도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게 낫다. 그래도 큰돈 쓰는 건데 하고 싶은 대로 해야지.
그렇게 두 번째 치마가 결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