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글쓰기
한달 전에 결정했던 공연이 이제 토요일로 다가왔다. 이제는 아예 몸에 스며든 것처럼 잘 춰야하는 상황이라 마음은 무겁다. 남은 시간이 고작 5일 이내라 몇번을 더 연습한다고 한들, 습관은 바뀌지 않는다.
다만 처음에 시작했을 때와 지금을 비교해보면, 달라진 점이 있다. 꼿꼿하게 잘 버티고 서있는 시간이 늘었고, 조금 더 예쁘게 팔을 들 수 있다. 웃으며 동작을 할 수 있다는 것도 큰 변화의 포인트이다. 이 모든 것을 측정할 수 있는 수치로 넣을 수는 없지만, 보는 사람이 불안감을 느끼기보다는 '춤을 춘다'를 느낄 수 있는 수준이라 조금 안심을 하게 되었다.
여럿이 함께 꾸미는 무대에 일부분이 솔로-듀오 작품인 것. 이 때의 부담감은 꽤나 크다. 이렇게 적은 수의 인원으로 무대에 선 적은 없어서 걱정이다. 두 사람의 에너지로 전체 공간을 채울 수 있을까. 그렇게 프로가 아니라서 걱정은 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 걱정을 들켜서는 안 된다. 합을 맞춰볼 친구에게 종종 불안감을 피력하기는 했지만, 사실 그걸 들켜서 좋을 건 없다. 우린 잘 할 것이다. 잘 해야한다. 잘 할 수 있다.
문득 처음 그 친구와 무대에 섰을 때의 이야기를 했다. 그 때는 어디 봐줄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우린 훨씬 대단해졌고, 좋아졌다. 잘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