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라도 대화 (해)보고 싶었어.
(위)한다고 고른 말인데 너에게 이(로)울지는 모르겠어.
(공)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네가 느낀 그 (감)정 무엇인지 알 거 같아.
(응)당 이 말을 (원)래부터 해줬어야 했나 봐.
이해한다고 위로해 주고 공감해 주면서 응원해 줄걸 그랬어.
(응), 그 말을 해주길 (원)했나봐.
(공)공연하게 너는 괜찮을 거라고 나 또한 (감)상에 젖어있었어.
(이)제는 비가 그친 뒤 (해) 뜬 날 같이 마음속 먹구름이 걷혔어.
(위)선이 아닌 나에게(로) 향한 마음이 느껴졌고,
(포)기 하지 않고 (용)기 내줘서 고마워.
응원해 주고 공감해 줘서 이해와 위로받는 느낌이라 나 역시 포용할 수 있게 되었어.
글자 사이로 전달하는 우리 사이 마음.
이해, 공감, 위로, 응원, 포용, 그리고 포옹.
마음을 확인한 우리는 서로를 꽉 끌어안는다.
*공말 - 실속 없이 헛된 말.
얼마 전, 곧 결혼할 지인이 초대한 청첩장 모임에서 대화 도중 나와 지인들이 이제는 일상이 된 줄임말들을 생각보다 많이 쓰고 있던 것을 깨닫게 되었다.
청모(청첩장 모임)
스드메(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신행(신혼여행)
예신, 예랑(예비 신부, 예비 신랑)
인센 (인센티브)
등등
생각해 보면 우리가 평상시 한 묶음으로 쓰고 있는 표준말 단어도 뜻을 축약한 한자어로 만들어진 것들도 많다. 그것에서 영감을 받아 단어의 해당 뜻을 삼행시처럼 문장 요소로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쓰게 된 시.
원래 단어가 가지고 있는 의미에 맞춰 문장을 구성하고 그 문장들이 하나의 대화처럼 서로 유기적으로 이어지게끔 하는 구조 짜기가 약간 말장난 같은 느낌도 있어 작성할 때 의외로 재밌었다.
요새 많이 쓰이는 줄임말도 재밌기도 하고 무엇보다 편해서 입에 착 달라붙는 느낌이 있는데, 표준말이라고 생각하는 기존 단어들도 발음하기 쉽고 입에서 나오는 게 자연스러운감이 있다는 것에서 그 성질이 비슷하다고 언뜻 느껴졌다.
알고 보면 이제 와서 줄임말이 유행한 게 아니라 우리가 아는 본래의 단어들도 어쩌면 줄임말의 한 종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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