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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스 else Jun 16. 2023

몽글몽글 단편 시 :  이(異)바다

이(異)바다


네모난 바위 위 서있는 나와

그너머 떠오른 둥근달 그대

이곳은 또다른 푸른물결 바다라

서로를 모른채 바라보고 있구나.


깊은한숨 흩뿌려져 내눈가에 맺혀버린 눈망울이

선율가락 엮어져서 바다너머 그대에게 닿는다면

그때서는 서로서로 알아볼수 있을테죠.


달품은 물결 위 그대를 좇자

살결을 적시는 그대의 빛깔과

맞닿은 검은천 보자기가 내려

허공의 소리를 삼켜버려 말았네.


차오르는 수면아래 일렁이는 그대얼굴 마주하며

얼어붙는 숨결들이 그대와날 가로막아도 이바다는

우리에게 서로서로 알아보게 알려주죠.


유유히 노저며 그대에게 가는 길

겹쳐진 끝자락 포개어진 두 세상

별빛들 수놓은 달물결의 이 바다.



몇 년 전, 우연히 참가해 봤던 공모전에 제출했던 글을 다듬어 시로 남겨 본다.


바다와 마주하는 지평선 위 하늘, 그리고 하늘의 해와 달 그 아래 일렁이는 수면 위에 비치는 그들의 반사빛.

그 빛에 반짝이는 수면과 달리 한 꺼풀 밑으로 들어가면 한없이 깊고 어두운 심연의 또 다른 바다.


바다 풍경은 여러 양면적 요소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한데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어쩌면 우리의 삶 또한 양면적이고 모순적이면서도 함께 하여 아름답게 보이는 곳이 아닐까.


어떤 바다에서는 따스한 햇빛과 선 바람이 불 때도 있으면서 어떤 바다는 폭풍우가 몰아치는 거친 풍경이다.

각기 다른 바다들이지만 저만치 멀리서 본다면 지구 안에서의 한 바다이다.


우리는 각자의 이(異)바다에서 같은 순간을 살아가고 있다.



*표지 이미지 출처 - Freepik Free Lice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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