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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온김에 Aug 09. 2020

나를 최 우선으로

나를 나답게 하는 것 - 3차공모전

일을 하는 바쁜 와중에 브런치에서 온 깨톡을 보았습니다. 브런치 공모전 1차를 해보았기 때문에 깨톡을 잠시 보았지만 공모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일을 해야하니 급하게 캡쳐만 해놓고 그 뒤론 잊고 있었습니다. 잠시 잠시 생각은 났지만 나중에, 나중에 하며 내 앞에 닥친 일들에 숨차 잊어버리고 있었습니다. 사실 브런치 작가가 되고(한번만에 되어버려 나에게 재능이 있나보다 하고 착각하게 만들었지요.ㅎㅎ) 프로필에는 직장에서 탈출을 하는 탈출기를 완성해보겠다고 적었으나, 지금 이미 탈출을 해버렸습니다. 조금 안정적인 상황에서 탈출을 하겠노라 다짐을 했었는데, 마음먹은 데로 되지않았습니다. 일하면서 여러가지 상황들이 있었지만 그 상황들에서 스트레스가 쌓이기 시작하니 '내가 왜 이런 대접을 받으며 이 정도 월급에 굳이 스트레스를 받아가며 일을 하고 있는 거지?' 라는 생각이 내 머리 속을 지배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곤 그만 둘 결심을 했습니다.  


저희 아빠는 제가 어렸을때 항상 하던 말씀이 있었는데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을 보며 살아라.'

이게 대체 무슨 말이지? 이해가 안갔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나보다 나은 사람을 보면 자괴감이 들고 기분은 다운되고 나는 왜 이렇게 밖에 못사나...하는 마음 밖에 안드는데 말입니다. 최근 그만 둔 직장에서는 나보다 직위가 있는 사람을 보면서 부럽다는 생각밖에 안들었습니다. 여유로운 시간과 자유롭고 고급스러운 옷차림. 그것을 눈으로 보면서 아!...조금만 더 열심히 공부할 걸...나는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시간에 쫒겨 일하고 있는데...하면서 말입니다.  그나마 더운 여름날, 추운 겨울날 그래도 건물안에서 일한다는 것에 건물밖에서 힘들게 일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위안을 삼고, 경단녀가 되어 일자리 얻기 힘든 사람들을 보며 위안을 삼고, 나보다 힘들게 사는 사람들을 보며 위안을 삼고. '그래, 이 정도면 되었지. 이 정도면 살만하지.' 이런 위안들이 나를 계속 제자리에 머물게 한게 아니었나 싶습니다. (물론 이런 생각들 덕에 잘 버텼기 때문에 잠시나마 쉴 시간이 주어진것에는 버텨준 나에게 감사하고 있습니다.) 요 근래에 갑자기 아빠의 말이 떠올라 곰곰히 생각을 해보았는데 나보다 더 나은 삶을 바라보고 살아야 나에게도 발전이 있겠구나 하고 깨달았습니다. 물론 그 사람들을 닮기 위해선 지금 보다 더 열심히 일하고, 한 직장에서 머물것이 아니라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지금 나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은 있었지만 정말 내가 원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더 이상 나아가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이리저리 치이고 눌리고 하다보니 지친것이 가장 큰 원인인것 같습니다.

항상 저의 머리속에는 난 도대체 어떤 일을 잘하는 걸까? 나의 재능은 무었일까? 없는 걸까? 대체 나는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일까?라는 생각으로 가득했었습니다. 브런치의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조금씩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는 글 쓸생각으로 가득 찼습니다. 그러나 일과 집안일(주부입니다.)에 떠밀려 항상 뒷순서가 되어버린 글쓰기는 잘 되지 않았습니다. '이 것만 하고 해야지.','애들 자고나면 편하게 햐야지.' 하며 밀려 버린 내가 하고 싶은 일...그러면서 왜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뒷순서가 되는건지 내가 하고싶은 일이 우선이 될순없나?하는 생각으로 한번씩 모든 일을 제쳐두고 글을 쓴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은 편치 않았습니다.

그리곤 며칠 아니 몇 주 넘게 글을 쓰지 않았습니다. 쓸 수가 없었습니다.

일을 그만둘까? 육아휴직을 쓸까? 하는 생각으로 직장에서 마음이 점점 떠났고, 몇 달간 일을 하면서 온통 그생각만 가득했었습니다. 일을 그만 두기에는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경제적인 상황. 공부를 계속하라는 아빠의 말도 마음에 걸리고, 쉬지 않고 계속 일하고 있는 남편도 마음에 걸렸습니다.

일을 그만 두게 된 계기는 사소한것 같지만 내가 받는 스트레스 였습니다. 바로 사람에게 받는 스트레스 였는데, 그 사람만 보지 않으면 받지 않아도 될 스트레스 였습니다. 작년에도 그런 스트레스 때문에 3개월간 짧게 육아휴직을 쓰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경제적인 상황과 지금 복직하지 않으면 아무래도 복직을 내가 하고 싶을 때 못할 수도 있을거란 생각에 다시 일을 시작했었는데 다시 1년이 지나 같은 스트레스가 반복되어 결국 그만두는걸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물론 내 성격도 한몫을 한 것 같습니다. 사람에게 대놓고 싫은 소리를 못하는 제 성격이 그렇게 나에게 스트레스로 돌아온 것입니다.(이 부분은 조금씩 고치려고 하는 중입니다. 내가 스트레스 안받는 게 제일 중요한것 같습니다.)일을 그만 두고 아빠의 말처럼 나보다 나은 사람을 바라보며 살기로 했습니다. 한 가지 중요한 점도 깨달았습니다. 그냥 그 사람들을 보기만 할 것이 아니라 그 사람들이 그렇게 살기 위해 어떤 일을 하였고, 어떤 노력을 하였는지를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아빠가 말하던게 이거 였던거 같은데...왜 이제서야 깨달은 건지...조금 한심하기도 합니다.)


일을 그만두면서 전 오로지 제 생각만 했습니다. 아무리 옆에서 '조금만 참지.'  '아깝다.'(곧 있으면 월급이 조금 올라가기 때문에 하는 말.)  '차라리 그사람한테 대놓고 말을 해.'당장 제 성격을 고치기는 힘들것 같아, 앞으로도 볼 사람과 안 볼 사람을 구분하여, 할말이 있으면 앞으로 볼건지 안 볼건지를 결정하고 난 뒤 계속 보아도 괜찮을 거 같은 사람에게만 할 말을 하자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두번 다시 볼사람도 아닌데 나의 감정을 소모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조금만 참지...아깝다 라는 말을 가볍게 넘겼습니다. 내가 싫으면 싫은 거지 다른사람들의 말을 다 들을 필요는 없으니까요.(모든 말을 다 안듣겠다는 뜻은 아닙니다.^^;) 충분히 고민하였고, 조금은 쉬고 싶은 것이 지금 제 마음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쉴 계획입니다. 그리고 제가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면서 지낼것 입니다. 다른 사람을 위해서 내가 마냥 스트레스 받는 일은 되도록 하지 않을 것이며, 어떤 일을 하던 간에 나를 우선으로 생각할 것입니다. 물론 이기적인가?하는 생각도 들지만 상황별로 다르겠지요?

일을 그만 두고 나니 마음이 편안해 졌고, 캡쳐해두었던 브런치의 3차 공모전도 생각이 났습니다. 주제를 보고는 갸우뚱 했습니다. 나를 나답게 하는 것이라...한참을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글을 써내려갔습니다. 작가명도 바꾸었습니다. 갑자기 브런치 작가에 도전한 터라 필명도 영어였고, 뜻은 있지만 영어보단 한글이 낫겠다 싶었고, 진짜이름으로는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이 글의 주제를 정하면서 주제가 저의 필명이 되었습니다. 

'최 우선'!

 살면서 내가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 순간이 또 온다면 나를 우선으로 생각하며 나를 위한 결정을 내릴 것입니다. 일을 그만 둔게 회피 또는 도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죠? 저 또한 그런생각도 들었으나 그런 생각은 말끔히 없애버렸습니다. 회피, 도망이면 뭐 어때요? 일을 그만 두고 내가 마음이 편해졌고, 스트레스 안받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내가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는 것에 기분이 좋으니까요. 앞으로도 이 글을 마음에 새기며 내가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살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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