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전 영상을 보는데 내가 다 울컥했다. 언니의 친한 친구가 결혼한다는 사실에 마음이 몽글해진 건지 그들의 예쁜 사랑이 삼분 안에 잘 담겨서인지 헷갈렸다. 사실 그들의 사랑은 삼분이 아니라 십 초로 간추렸다 한들 예쁘긴 마찬가지였을 거다.
식이 끝나고, 신랑 신부가 친구들과 함께 사진 찍는 타임을 가졌다. 나는 제일 뒷줄로 가서 언니랑 서 있었는데, 사진사님께서 키가 작은 분들은 앞줄로 내려와 달라고 부탁했다.
설마 난가? 했지만 꿋꿋하게 맨 뒷줄에 서 있었다. 사진사님의 지시에 많은 하객들이 분주하게 이동했고, 그 사이에서 나는 멀뚱히 서 있었다.
그러자 잠시 후 사진사님께서 나를 콕 지목하셔서 앞줄로 와달라고 했다. 맨 가 쪽에 앞줄로 갔는데 내 쪽으로 사람들이 쏠려 있었다. 그래서 사진사님은 나에게 반대쪽으로 자리 이동을 부탁하셨다. 순간 긴장한 나머지 나는 신랑 신부가 있는 중앙으로 가서 갈팡질팡했다. 그렇게 몇 초간 중앙에 얼어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 자리를 찾았다. 순간 나와 같이 당황하며 웃어주었던 언니 친구의 얼굴이 아른거려 화끈거렸다.
괜찮다. 부끄럼은 우리 언니의 몫일 거다.
부끄럼을 털어내고 식당에 가서 김밥이랑 잡채, 짜장면을(뷔페만 오면 김밥과 잡채는 꼭 푸게 된다) 퍼와서 맛있게 먹었다. 왠지 결혼식에 오면 기분이 좋다.
언젠가 내 20년 지기 3이가 결혼한다면 축가도 내가 할 거고 축사도 내가 할 거고 부케도 내가 받을 거다.
물론 3이의 의사는 묻지 않았다.
여하튼, 오늘 결혼식장에 오게 되어 나 역시 행복해진 것 같다. 예쁜 사랑을 구경하면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온니, 결혼 너무너무 축하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