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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떤 사람이냐면

by 이은수

문득 내가 어떤 사람이냐 물어오면 얼어붙는 편이다.

그리고는 집에 가면서 차차 하나씩 떠올린다.



책 읽는 건 그다지 안 좋았지만 글 쓰는 건 좋아한다. 남의 글은 잘 안 읽으면서 이기적 이게도 누군가 내 글 읽고 평해 주는 건 엄청 좋아한다.

가르치는 애들 이해하려고 산리오를 연구하다가 쿠로미도 아니고 마이멜로디도 아니고 마이스윗피아노(양같이 생긴 애)에게 꽂혔다. 애들한테 산리오굿즈를 사서 나눔 한다고 펼쳐놓고 고르랬는데 어떤 애가 마이스윗피아노를 골랐다. 당장 다른 걸 고르라고 다그쳤다.(비인기 캐릭터라 굿즈도 없다.) 아무리 내가 애정하는 애들이라도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다. 그래서 애들이 나를 이상한 선생님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웹툰은 잘 안 보지만 유미의 세포들과 마루는 강쥐는 쿠키를 구워가며 봤다.(마루는 아직 진행 중)


데이식스, 아이유, 김사월밴드를 좋아해서 멜론 마니아 배지를 얻었다.

언젠가 그들의 단독콘서트를 갈 것이다.


독립영화, 상업영화 안 가리고 좋아한다. 근데 시끄럽거나 무섭거나 잔인한 영화를 싫어해서 주로 독립영화를 보는 편이다.

사실 영화보단 드라마를 사랑한다. 드라마스페셜 시리즈 중에 재밌는 건 다 봤다!(잔인한 거 빼고)

호텔델루나, 도깨비, 멜로가 체질, 청춘시대를 좋아했다.


최근에는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랑 '선재 업고 튀어'를 봤다. 전자는 웹툰으로 먼저 봤는데 너무 슬펐다. 다들 아픔을 가지고 산다는 게. 마음이 아픈 사람들은 대개 마음이 여려서인 경우가 많다.

나도 장기간 약을 복용 중이어서 공감이 갔던 드라마다. 그러나 통원치료만 해왔던 터라, 병동 생활에 대해 잘 알지 못했고 드라마를 통해 조금 알게 되었다. 아프지 말자.

선업 튀는 내 죽어있던 설렘세포를 깨운 드라마다. 처음에 왜 저리 난리지? 했는데 선재가 버스에서 내리지 못한 임솔을 위해 달리는 장면을 보고 바로 티빙을 결제했다. 내가 좋아하는 러브홀릭의 노래를 써서 더 좋았다.


이렇게 나란 사람을 글로 써보니 깨달았다.

애들 말이 맞다. 난 이상한 사람이다.

친구 사귀기 힘든 데는 이유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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