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진짜 자주 꾼다. 잦을 땐 5일 연속 꾼 적도 있다.
초등학교땐 내 하루가 꿈의 영향을 너무 많이 받아서 난감할 때가 많았다. 낮잠 시간에 악몽을 꾼 적이 있는데, 그때 하필 할머니 할아버지가 논에 갔을 때라 교회 집사님이 운영하는 채소가게로 달려갔다. 그럴 때마다 성경을 건네주시며 맛있는 다과를 건네주셨다. 그 시간이 좋아서 그런지 종종 그렇게 악몽을 핑계로 달려가곤 했다. 그러고 나서 진정이 되면 친구집에 놀러 가 거기서 낮잠을 이어 자고 왔다. 그 친구랑 있을 땐 이상하게 마음이 편했다.
어른이 되고 나서는 집에 드림캐쳐를 두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그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악몽은 가끔 꿨다. 그래도 자기 전 드림캐쳐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졌다.
언젠가부터 이 악몽 또는 이상한 꿈들을 그냥 흘려보내기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한창 꿈을 기록할 때가 있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의 꿈이어서 말도 안 되는 소설에 흩뿌리면 재밌겠다 생각이 들어서이다. 실제로 그걸 바탕으로 쓴 소설도 있다. 부끄러워서 어디다 내놓진 않겠지만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아 기회가 되어도 그 소설은 안 되겠다. 그냥 평생 나만 간직하는 걸로.
때때로 꿈이 기억 안 날 때도 있다. 잠깐 깨었을 때 분명 오, 이거 된다! 하며 소설 소재로 쓰려고 폰에 기록하려는 순간 다시 잠들었기 때문이다. 깨어나니 아, 망했구나. 싶었다. 진짜 그건 되는 건데! 하면서. 물론 뭐가 된다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이런 모임이 생기면 좋겠다. 있으려나?
한 주에 한 번씩 자신이 꾼 꿈을 기록하면서 그 꿈을 짧은 소설로 확장시키는 모임 말이다. 이걸 소재로 브런치에 글을 써볼까? 근데 또 쓰다 말 것 같아서 무턱대고 시작하진 않을 것이다. 결론은 꿈은 신비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