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이 노래 좋아. 하고 말하면 그게 누가 됐건 꼭 들어보는 편이다.
대부분 노래 추천은 상대방이 가장 아끼는 곡을 꺼내다 보여주는 것이기에 웬만하면 다 좋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유난히 잊히지 않는 노래들이 있는데, 그건 내가 그 사람에게 좋은 마음을 가져서인지 단순히 노래가 좋은 거여서인지 알 수 없지만 일주일 동안 끊임없이 들어본 기억이 있다. 물론 그 노래만 듣지는 않았다. 그래도 하루에 한 번 정도 꼭 듣곤 했다.
옛날엔 음악 취향이 같은 사람이랑 가까워지고 싶었다. 그게 아니면 상대방이 내가 좋아하는 음악들도 함께 들어주길 바랐다. 근데 지금은 다르다. 앞으로 내게 맺게 될 인연들이 나랑 정반대의 취향을 가졌으면 한다.
나를 다른 세계로 이끌어주는 누군가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친구가 없었더라면 내가 이걸 했을까? 싶은 것들이 살아오면서 참 많았다. 20대 초에도 술을 크게 좋아하진 않았다. 자리를 좋아하긴 했지만. 술만 먹으면 얼굴이 과도하게 빨개졌기 때문이다. 심박수도 빨라지고 온몸이 붉어지는 게 짜증 나서 안 먹었다.
근데 친구들 덕분에 북대창주를 한 모금 마셔봤고 사케랑 하이볼, 칵테일도 맛봤다. 와인은 한창 시음 알바를 했었는데 그때 꽂혀가지고 몇 병 사 먹어봤다. 그 뒤론 와인이랑 양주 도장 깨기를 시도해보려 했으나 안타깝게도 앞으로 더는 술을 마시면 안 된다고 의사 선생님께 혼났고, 그 충고를 받들어 정말 안 먹고 있다. 난 소중하니까.(백 살까지 빙수 먹으러 다니는 게 버킷리스트!)
여하간 친구들 덕분에 여러 종류의 술도 마셔보고 좋았다.
소설을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도 실행에 옮기진 않았었는데, 처음으로 결심을 한 때가 23살 겨울즈음이었다. 교수님께서 글을 한 번 써서 공모전에 내보라고 하셨다. 물론 많은 학생들에게 한 말이지만 그래도 뭔가 선택받은 기분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우와 정말 새로운 세계. 좋았다. 첫 소설은, 헤어진 직후에 쓴 글이라 미련이 소설 곳곳에 스며 있었다. 그래도 그때는 내가 해냈다는 생각을 해서 온갖데다가 자랑을 했다.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진짜! 와! 궁상맞다. 다신 헤어지고 사랑소설 안 써야지.라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게 되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언젠가 소설작법도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온당 레터 수업을 한 번 들은 적 있긴 하지만.)
건축에 관심이 전혀 없었다.(가우디조차 몰랐다.) 근데 주변에서 건축을 했던 친구로 인해 조금은 생기게 되었다. 책도 사놨는데 언젠가 읽을 예정이다. 아마도?
언젠가 안도타다오가 설계한 뮤지엄산에 가보고 싶다. 여긴 시간을 내서라도 가보고 싶을 정도다.
나는 가끔씩 내가 잘 왔나 생각을 한다. 다른 길로 샐뻔한 적이 많았는데 그런 경험이 많아서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앞으로 가다가 또 샛길로 빠져도 나쁘지 않다. 나를 새로운 세계로 이끌어 갈 친구가 앞으로 더 없다면 나 혼자 한 번 가봐야겠다. 그래서 혼자 떠나는 제주도 여행도 구상 중이다.(고소공포증 괜찮겠지?, 비행기 신발 안 벗고 탄다 메모)
계속 끊임없이 내 세계를 넓혀가자. 그게 누군가의 노래 추천에서 시작되든, 내가 구상한 나 홀로 여행에서 시작되든 간에.
내일 출근이다. 그래도 이틀만 더 출근하면 또 여행 간다. 야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