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동화
나는 은수의 오래된 키링이다. 가방이 몇 개 없는 은수는 나를 매일 똑같은 가방에다가 건다. 가방과 함께 내 몸도 해져가는 기분이 든다. 이러다 내 마음까지 닳는 건 아니겠지?
그러니까 내가 움직이게 된 건, 사람들이 그토록 바라는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기적같이 걷게 된 내가 찾은 곳은 작은 거울 앞이었다. 모두들 겨우 거울이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내 모습을 내가 보고 싶을 때 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늘 낡은 가방 옆에 붙어 다닌 나, 그런 가방을 메고 있는 은수. 은수가 거울을 봐야지만 나를 바라볼 수 있었다. 지금은 오롯이 나의 힘으로 거울 앞에 섰다.
오늘은 내가 더 선명하게 보였다. 나는 이렇게 생겼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