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소설
미서는 밥 먹을 때 틀어 놓는 영화와 자기 전에 틀어 놓는 영화가 정해져 있다. 밥 먹을 때는 '성적표의 김민영', 자기 전에는 '태어나길 잘했어'이다.
미서는 입 안에 3분 파스타를 오물거리며 '성적표의 김민영'에 집중하고 있다. 순정은 미서를 뚫어지듯 쳐다봤다. 잠시 후 입술을 살짝 벌렸다가 고개를 저으며 오므렸다.
- 뭔데, 말해 봐.
미서가 순정을 툭치며 말했다.
- 아, 봤던 영화를 왜 또 보나 해서.
순정에게 고개를 돌린 미서는 그를 흘긋 보더니 대답했다.
- 엔딩 크레딧때문에.
- 거기서 뭘 얻는데?
- 영화가 또 끝났구나.
- 그건 그냥 마음이잖아.
미서가 다 먹은 파스타 용기를 싱크대에 놓고 물을 채워 넣으며 말했다.
- 마음이면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