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시간

1분소설

by 이은수

간신히 눈꺼풀을 밀어 올려 천장을 마주했다. 스마트폰 화면 상단에는 2시 20분이라는 숫자가 새겨져 있었다. 나는 조용히 숨을 고르며 차분하게 다시 눈을 감는다. 다시 눈을 뜨려 하는데 ‘간신히’라는 단어 외에는 어떤 묘사도 생각나지 않는다. 옅게 펼쳐진 눈틈 사이로 바깥세상을 붙들고 있는 창문을 마주했다. 그 옆에 벽시계가 똑, 똑, 똑 소리를 내었고, 나는 다시끔 시간을 보았다. 8시 59분이었다.

눈을 떠도 깨지 않는 꿈일까, 다른 시간일지도. 다시 눈을 감았다 뜨면 그땐 어떤 시간이 나를 맞이할까. 눈틈 사이로 벌어지는 공기는 얼마나 더 다행스러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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