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동화
오르골, 활주로라는 단어를 좋아해요.
열 살 때 크리스마스 선물로 낡은 피아노 모양 오르골을 선물 받았어요. 태엽이 감겼다 풀리면, 실린더는 힘을 얻어 회전해요. 실린더의 핀이 리드를 톡 톡 건드리면 진동이 시작돼요. 모든 소리는 진동이에요. 떨림에서 시작되죠. 고장 나고 없어진 소리에도 행복이 남겨져 있네요. 십 년이 흘러 어른이 되어도 오르골을 사랑할 수 있을 만큼요.
갑자기 오르골을 떠올리니 궁금증이 이네요. 어떤 이를 보면 떨려와요. 이렇게나 다른 결의 떨림도 음표가 될 수 있을까요. 오르골처럼 부단히 연주할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제가 그리는 악상이 그 어떤 이에게 멜로디로 닿는다면 좋겠어요.
활주로는 단 한 번도 실물로 본 적이 없어요. 비행기를 타 본 적이 없거든요. 고소공포증이 있어요. 그럼에도 단어는 좋아해요. 비행기를 타는 상상 속에 저는 울렁거리지 않거든요. 상상은 어떤 형태로도 그릴 수 있는 거잖아요. 좋아하는 노래에 이 단어가 나오기도 해요. 열한 살 때 처음 들었는데 매번 새롭더라고요. 독자님들께 제목은 알려주지 않을 거예요. 찾게 되어도 제게 절대로 알려주지 마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