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도 마음도 지치는 시기가 찾아온다. 그게 작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였다. 평소처럼 밖으로 나돌아 다녔지만, 자주 가던 장소는 잘 가지 않았다. 새로운 곳에 일회성 방문을 자주 했다. 나를 입고 나를 흉내 내는 일들이 왠지 좀 고달팠달까. 감사하게도 나를 주변에서 너무 좋게 봐주셔서 항상 더 잘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힘이 저 기간 동안은 없어서 친한 사람들을 더 멀리했던 것 같다.
3월이 되면 이 힘듦이 마법처럼 사라지리라고 고대하기도 했다. 열두 달 중 3월을 가장 좋아하니까. 기대를 걸만한 시기니까. 좋아하는 마음이 힘든 마음을 이기진 못하더라도 감싸 쥘 수는 있다 생각하며 말이다.
양력 3월 2일은 할머니 기일이었다. 그날 엄청 서글퍼서 크게 울고 난 뒤부터 마음이 다시 좋아진 것 같다. 요즘 울보 타이틀 벗어났나 싶을 정도로 잘 안 울었는데, 시원하게 한 방 울고 나니 개운했다. 눈물은 역시나 필요한 존재다.
곧 벚꽃이 필 것이다. 매화는 벌써 폈다. 친구 중 목련을 좋아하는 친구가 있는데, 잘 지내나 궁금하다. 봄꽃이 피면 뭐랄까, 조금 더 잘 살고 싶어진다. 사계절 중 봄 날씨에 기대를 많이 걸듯이, 내 인생도 스리슬쩍 봄에 얹혀 기대하고 싶기 때문이다. 올해는 더 많은 사람과 만나고, 더 많은 글을 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