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마 좀 쏴라."
팀장이 말했다. 해머가 아닌 함마다. 도면을 보고 위치를 잡았다. 천장을 올려다보고 십자 표시를 그렸다. 함마드릴을 잡고 처진 어깨를 끌어올렸다. 기리 끝을 천장에 가져다 댔다.
서걱거리는 소리가 귀를 타고 등으로 퍼졌다. 등에서 올라온 신호가 어깨를 타고 팔로 내려왔다. 손가락이 움직였다. 스위치를 눌렀다. 귀가 울렸다. 손목이 흔들렸다. 먼지가 얼굴로 파고들었다. 멈췄다. 뿌연 적막이 흘렀다. 뚫린 구멍에 앙카를 넣고 펀치를 맞췄다. 중함마를 잡고 올려쳤다.
쿵.
쿵.
쿵.
앙카 하나가 박혔다. 전산볼트를 꽂고 돌렸다. 나사산이 제대로 물리지 않았다. 잘 들어가지 않았다.
"다 쐈냐?"
팀장이 뒷짐을 지고 물었다.
"하나요."
"밥 먹고 하자."
사다리에서 내려와 장갑을 벗었다. 손을 털었지만 박힌 먼지는 그대로였다. 팀장이 지나가며 다른 작업 반장에게 말했다.
"식사하고 하세요."
짧게 고개를 끄덕인 작업 반장은 공구를 정리하던 자신의 팀원들에게 내뱉었다.
"몇 시인데 공구를 정리해! 밥 먹을 시간이 됐어? 밥 먹으러 현장 나오냐?"
우리는 발걸음을 돌렸다.
백반집. 제육볶음과 상추가 나왔다. 젓가락을 들자 엄지와 검지가 꼬였다. 쥐가 났다. 젓가락을 내려놓고 숟가락을 들었다. 고기를 한 숟갈 떠서 입으로 가져가 씹었다.
드르르륵.
드릴 소리가 들렸다. 잠깐 멈췄다. 다시 씹었다. 밥을 먹는 순간에도 현장은 계속 움직이고 있었다. 말, 소리, 전화, 장비. 멈춘 적이 없었다. 숟가락을 잠시 내려놓았다. 다시 들었다.
씹었다.
나는 멈출 수 없는 사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