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마켓 이벤트에서 얻은 뜻밖의 선물
퇴근길, 아내의 심부름으로 집 앞 마켓에 들렀다.
계산대 앞에선 낯선 이벤트가 진행 중이었다.
“가위바위보 해서 이기시면 선물드려요.”
점원이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그리고는 슬쩍 귀띔했다.
“저는 주먹을 낼 겁니다.”
가위 바위 보!
그는 약속을 지켰고,
나는 가위를 냈다.
순간, 적막이 흐르고
점원의 얼굴에 당황스러운 그림자가 스쳤다.
“아… 그래도 선물 받아 가세요.”
“아니에요. 진 건 진 거죠. 요즘 좀 당한 게 많아서인지, 괜히 제가 바보 같네요. ”
“사실은 모든 손님께 선물드리려고 만든 이벤트라서요…”
결국, 졌음에도 불구하고 선물은 내 손에 쥐어졌다.
점원은 조심스레 속삭였다.
“이거 드시면 기분 좋아지실 거예요. 힘내세요.”
집에 와 봉지를 열었다.
내가 산 물건보다 훨씬 큰, 꽝꽝 얼린 냉동 과일이었다.
아내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웃었다.
“와, 냉동 과일이면 무조건 맛있지.”
그리고 정말, 달았다.
무더운 여름의 하루를 씻어 낼 만큼.
마음 한구석은 씁쓸했다.
작은 이벤트조차 있는 그대로 즐기지 못한 나.
웃으며 즐기면 될 일을, 뭐 그렇게 복잡하게 받아들였을까.
회사에서 뒤통수를 맞아서일까, 혹은 나이가 들어 경계심이 먼저 앞섰던 걸까.
마트 이벤트로 얻은 냉동 과일의 차가운 단맛이 목을 타고 내려가는 순간, 깨달았다.
오늘 하루를 가볍게 만드는 법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작은 일에 웃을 줄 알면 되는 것.
어쩌면, 이게 여름 끝자락이 내게 건넨 진짜 선물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