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아야 할까?

누가 시원하게 답 좀 알려주소

by 진사이드Jinside

누가 속 시원하게 답을 알려주면 좋으련만 어느 누구도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알려 줄 수 없어 보인다.

오직 나만의 답을 가지고 실제로 내 삶을 살아내야 한다.

이 질문이 까다로운 이유는 답을 하기 어려워서라기 보단 내가 이 질문에 대한 해답대로 '살아내야'하기 때문에 까다롭다. 그냥 쉽게 그리고 가볍게 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유시민 작가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책에서 '그냥 내가 원하는 대로 하고 싶은 걸 하면서 내가 옳다는 방식으로 살아라'라고 하더라. 수 십 년을 정치의 굴레에 묶여있다 작가로서의 삶으로 전향한 이후 쓴 책이라 그런지 메시지는 타인보다 본인을 향한 것 같다.


그냥 마음대로 살아라.
어떤 의무감이 아닌 온전히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그렇게 원하는 것을 누리며 살아라.


"그래 그냥 내 마음대로 살자"로 압축하기엔 인생은 복잡하다. 삶에서 내가 해야 할 것들이 많다.

먼저 9살 난 딸을 키워야 한다. 그것도 잘 키워야 한다. 그냥 대충 살리기만 해서는 안 될 것 같다. 험난해 보이는, 또는 루저와 위너가 명확히 구분될 수 있는 자본주의 시대에서 이왕이면 루저보단 위너로 키우고 싶다. 좋은 교육을 받았으면 좋겠고 더 건강한 사람들과 더 풍요로운 삶을 누렸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선 그런 사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더 많은 곳으로 가서 그들과 어울려 사는 것이 우리 딸이 더욱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을 누릴 확률이 올라갈 것 같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 자본주의 시대의 승자의 기준은 오직 '돈'이다. 사랑이니 행복이니 다 순진한 이야기다.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라며 성질내던 영화 속 주인공의 말은 영화에서 주인공의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한 한 줄짜리 대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아주 안타깝지만 돈이 없으면 사랑과 행복이 넘치는 삶을 살 수 있는 확률이 줄어들 수 있다. 왜냐면 우리는 그냥 그저 평범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이 모든 눈에 보이는 것을 뛰어넘기에는 너무나 미약하고 나약한 그냥 평범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아닌 척 고상한 척하며 살기에는 세상은 너무나 투명하고 동시에 연결되어 있다. 인스타그램만 안 한다고 유튜브만 안 본다고 될 일이 아니다. 나만 그리 살지 않는다고 될 일이 아니다. 초연결 시대에 결국 우리는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 수밖에 없다. 이것이 운명이라면 운명이다.


나 혼자면 그나마 좀 낫다. 머리 기르고 턱수염 기르면서 자기 멋에 살면 된다. 아무도 머라 할 사람 없다. 그런데 어쩌니... 결혼도 했고 아기도 낳았다. 홀로 사는 장모님과 7년째 살고 있고 앞으로 장모님을 모시고 살아야 할 확률이 90% 이상이다. 궁상떠는 게 아니라 사실이 이러하기에 나는 '내가 원하는 대로, 내 멋대로 사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럼 이러한 나의 상황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고 다시 묻는다.


자동으로 돈을 더 벌고, 더 많이 모으고 투자해서 불리고 등등의 생각이 떠오른다. 돈이면 다 해결되진 않지만 내가 가진 두려움의 제법 많은 부분이 돈으로 해결된다. 그럼 돈을 벌면 삶이 조금 더 가벼워 지진 않을까? 삶이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겠지만 많은 부분이 해결된다. 자본주의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이상, 돈 만한 것이 없다.


그럼 돈 버는데만 올인하면 문제는 제법 깔끔하게 해결되지 않을까? 그렇다. 아니 그럴 것 같다. 조금 더 정확히 표현하면 '그럴 것 같다고 지금은 그리 생각한다.' 그럼 돈 버는데만 올인하면 되지 뭐가 그리 또 생각이 많은가? 여기서부터 갈등이 시작된다.


맞다. 그냥 돈돈돈 하면서 돈돈돈에 미쳐 돈돈돈을 벌면 되는 삶, 굳이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재수 없는 질문은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나의 고민과 찌질함은 결단 내지 못함에서 온다. '정말일까? 돈만 벌면 나의 질문은 사라질까? 어떤 사람은 아니라고 하던데... 등등' 결국은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상황에 갇혀 허우적 댄다.


열심히 자본주의가 일러주는 대로 부자가 된 사람들이 던져주는 매뉴얼을 펼쳐 놓고 미션을 하나씩 완료하면서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내가 내 인생의 매뉴얼을 만들 것인가? 두 번째가 그럴싸해 보이긴 한데... 또 저 질문의 소용돌이에 빠지면 몇십 년은 훅 지나갈 텐데...라는 두려움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다.


정리하자.


마음은 내가 원하는 대로 마음대로 살아라라고 하나, 내 마음대로 살기엔 이미 너무 많은 조건들이 생겼다. 이러한 조건들을 모두 고려하고 내가 원하는 대로 살려고 하니 보폭이 너무 좁다. 마치 어린 코끼리 다리에 묶어 놓은 밧줄처럼 말뚝 주변 1미터 반경을 넘어선 생각에 제약이 있는 것 같다. 이 안에서 그냥 놀면 될 것을 자꾸 딴생각을 한다. 이런 생각 자체가 문제라고 하는 삶은 슬프다. 제약을 인지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할 수 있는 상상을 해보자. 그리고 일단 해보자. 혹시 내가 생각하는 조건이 내 상상을 마음껏 펼치는데 날개가 되어줄 수도 있지 않을까? 조건이 꼭 제약만은 아니지 않을까? 희망은 항상 좋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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